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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우승한 NC…‘직감야구’ 시대 저무나

두산 꺾고 정규·한국시리즈 제패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2020.11.25 20:07
- 이동욱 감독 일찍 데이터에 눈떠
- 철저한 계산으로 공격·수비 위력

- LG, 팀 체질개선 작업 반영 예고
- 한화, 데이터 익숙한 감독 물색

- 감독·모기업 데이터 정통한 NC
- 당분간 ‘데이터 독주’ 이어갈 듯

한국프로야구(KBO) NC 다이노스가 ‘데이터 야구’의 선두주자로 창단 9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함께 거머쥐었다. 직관으로 승부하는 때는 가고 데이터를 연구하는 야구의 시대가 열린 상징적인 장면이다.

NC는 지난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치른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이로써 NC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두산을 이기고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013년 1군 무대 진입한 후 8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통합우승을 이뤘다.

■데이터 야구로 통합 우승

지난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구단 모기업 NC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아이템 집행검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NC는 한국 야구에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첫 구단이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전광판에는 구속, 체감 구속, 구종, 볼의 회전수 등이 실시간으로 뜬다. 타구 비거리, 발사각도 등 이제는 친숙해진 여러 자료를 선보여 팬들은 이를 보고 머리로 분석하며 경기를 즐긴다. 이 밖에 분석 장치인 트랙맨을 활용해 다양한 자료를 팬들과 공유한다.

데이터 야구는 정규리그만이 아닌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도 효력을 발휘했다. 두산 베어스 왼손 거포 김재환을 23타수 1안타, 오재일은 21타수 4안타로 한국시리즈를 마감하게 한 수비 시프트에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 두 타자가 나올 때마다 NC는 3루를 완전히 비운 채 3루수를 유격수와 2루수 사이에 배치하거나, 2루수와 1루수 사이로 옮겨 오른쪽 방면 타구를 원천 봉쇄했다.

이동욱(46) NC 감독은 무명선수 출신으로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전문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미국프로야구(MLB) 주류인 데이터 야구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그는 우승 후 “데이터 팀을 믿고, 정확한 숫자 근거가 나오기 때문에 수용할 건 수용한다”며 “예전보다 데이터 팀과 회의를 많이 하는 편으로 여러 데이터 중 우리가 쓸 데이터의 방향성을 따진다. 선수단이 데이터를 잘 이해하면서 좀 더 근거 있는 지도를 할 수 있게 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승리 공식이지만 활용하기 나름

전문가들은 NC의 우승을 두고 그동안 신성시됐던 승부사의 감(感)이 사형집행을 당한 셈이라고 평가한다. 야구 감독들은 정확한 수치와 확률을 공부하지 않거나 받아들이지 않아서는 중용받지 못할 상황이 왔다. LG 트윈스는 NC 사례를 본떠 소통에 능하고 데이터 야구에도 거부감이 없는 류지현 수석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한화 이글스는 정민철 단장이 직접 후보를 인터뷰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는 등 외국인 감독 선임 가능성이 급부상한다. 데이터 야구에 익숙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국내 감독이 부족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지만 NC처럼 코치진은 물론 팬들도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구단은 당분간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NC의 모기업은 게임 ‘리니지’로 잘 알려진 NC소프트로, 게임회사 중에서도 특히 데이터를 잘 다룬 덕에 성장한 회사다. 데이터 야구를 바라보는 타 구단 수뇌부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각자의 야구로 승부를 보면 좋겠지만 데이터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 시절이 왔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가서는 안 된다. MLB에서도 데이터 야구를 도입했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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