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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월드컵 평양 예선 못 보나

대표팀 29년 만에 北원정 A매치, 오늘 中서 비자 받고 도착 예정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2019.10.13 19:57
- 북한 비협조 국내 팬 동행 못 해
- 취재진도 불허 TV 중계 미지수

붉은 악마의 응원도, TV 생중계도 없다. 5만여 북한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서는 벤투호 태극전사들이 극복해야 할 상황이다. 대표팀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를 벌인다. 대표팀 선수 25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 지원 스태프 등 총 55명의 대규모 인원은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축구대표팀은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은 뒤 경기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평양에 도착한다.

남자 축구대표팀이 평양으로 건너가 북한과 맞붙는 건 1990년 10월 11일 남북통일 축구대회 1차전 이후 29년 만이다.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 16번의 A매치에서 7승 8무 1패로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 하지만 한국이 유일하게 당한 패배가 1990년 평양 원정이었던 만큼 벤투호는 방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당시 평양 원정에서 한국의 김주성이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패했다. 또 2000년대 들어서는 북한을 쉽게 이겨본 적이 없다.

대표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10일 스리랑카와의 홈경기에서 8골 차 대승을 거두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대표 선수들이 처음 경험하는 ‘평양 원정’은 여러 가지 환경이 부담스럽다. 일단 경기 장소인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 구장이다. 선수들은 각자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준비해 방북한다. 이동도 쉽지 않다. 육로나 전세기를 이용한 직항로 대신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이틀에 걸쳐 방북길에 오른다. 한국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악마는 물론 취재진도 북한의 비협조로 동행하지 못한다. 김일성경기장은 5만여 북한 홈 관중이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국과 북한의 ‘평양 매치’의 중계가 무산되는 분위기로 흐르는 가운데 북한이 국제방송 신호를 제공할지도 미지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경우 최종 예선은 AFC(아시아축구연맹)가, 2차 예선까지는 개최국 협회에서 티켓 판매 및 TV 중계권 등 마케팅에 관한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차 예선인 이번 평양 원정에서는 AFC도 북한에 중계 협조를 요청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북한전 주관 방송사인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경기 시간에 맞춰 편성을 잡아 둔 상태지만 킥오프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 속에 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열렸던 북한과 레바논의 조별 예선 1차전 경기에서도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았다. 북한이 2-0으로 승리를 거둔 당시 경기는 다음 날 조선중앙TV에 녹화 중계됐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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