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승민·손승락 구위는 위력적
- 좌완 고효준도 나이 잊은 투구
- 선발진 불안함 극복 가능성 커
- 막판 순위 다툼 첨병 역할 기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진은 빈약한 선발진과 리그 정상급의 불펜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불펜의 필승조는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며 막바지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첨병 역할을 했다.
현대 야구의 흐름을 ‘불페닝(Bullpenning)’으로 부를 만큼 불펜의 역할은 선발보다 커졌다. 지난 23, 24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 시리즈 2경기에서 드러난 롯데의 불펜진은 지난 시즌보다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강력한 타선을 불안한 선발진이 상쇄할 가능성이 크지만 철옹성 불펜이 리드를 지키거나 추격의 발판을 놓는 ‘뒷심 야구’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시즌 롯데의 불펜 필승조는 지난해 홀드왕 오현택을 중심으로 진명호, 구승민이 맡고 손승락이 뒷문을 걸어 잠근다. 여기에 좌완 베테랑 고효준도 필승조와 추격조를 번갈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오현택은 이번 개막 시리즈에서는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해 벤치에 있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지난해 위력을 보인 슬라이더에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추가로 장착돼 위력적인 구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 언터쳐블급의 활약을 보인 진명호도 이번 개막 시리즈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일 개막전에서 1⅓이닝 1실점(승계주자 실점)했지만 2차전 5회 초 위기에서는 선발 김원중을 구원 등판해 ⅔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구승민 역시 2차전 8회 초에 등판해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패스트볼을 무기로 1이닝을 막아내고 마무리 손승락에게 바통을 넘겼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쌓은 경험이 올 시즌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롯데 불펜에 좌완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고효준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개막 1차전에서 1실점을 했지만 내용은 좋았다. 2차전에서도 1이닝을 책임졌다. 패스트볼이 최고 149㎞를 찍을 만큼 나이를 잊은 속구로 기대감을 높였다.

잠재력 있는 젊은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점도 올 시즌 롯데 불펜의 강점이다. 김해 상동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특급 신인 서준원이 오는 5월 1군 불펜에 합류할 전망이다. 여기에 1차전에서 선을 보인 ‘파이어볼러’ 정성종과 좌완 차재용 등은 추격조에서 경험을 쌓는다.

올 시즌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마무리 손승락의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지난 24일 개막 2차전 9회에 등판한 손승락은 삼진과 범타로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262세이브를 올린 손승락은 올 시즌 16세이브를 추가하면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이 보유한 KBO 리그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277개)을 넘어서기 때문에 동기 부여도 확실하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