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령에 시달리던 프로농구 부산 kt가 올스타전을 마치고 대반격에 나선다. 허훈과 데이빗 로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줄부상이 멈추고 부상 선수의 ‘코트 복귀’가 시작됐다. 힘겨운 6강 플레이오프(PO) 경쟁을 펼치는 kt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허훈(왼쪽), 김민욱

kt는 22일 “주전 포인트가드 허훈(사진)이 부상에서 복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지 6주 만이다. 허훈은 애초 병원 검진에서 4주 진단을 받았지만 회복까지 2주가 더 걸렸다. 뼈나 근육이 아닌 힘줄을 다친 탓에 통증이 지속됐던 영향이다.

허훈은 이달 중순 복귀를 목표로 지친 마음을 다잡았다. 올 시즌 두 번째 부상을 당한 탓에 서두르지 않고 완벽한 재활에 집중했다. 허훈은 지난해 10월 말에도 발목 인대를 다쳐 4주간 팀을 떠났다. 힘겨운 재활을 마친 그는 지난 20일 창원에서 펼쳐진 올스타전 코트를 16분간 누볐다. 몸놀림은 경쾌했고, 3점슛 한 개도 림에 꽂았다. 팀 훈련에 복귀한 허훈은 출격 준비를 마쳤다.

발목을 다친 주전 센터 김민욱도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스타전에서는 거의 뛰지 못했지만, 가벼운 러닝을 시작하며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민욱은 새해 첫날 펼쳐진 창원 LG와의 ‘농구영신’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갔다. 205㎝의 빅맨이지만 안정적인 외곽슛 능력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터라 부상으로 이탈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kt 오경진 사무국장은 “일주일 정도 재활 더 필요해 보인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가드 김윤태와 센터 이정제가 부상에서 돌아온 데 이어 주전들까지 합류하면서 kt는 상위권 싸움에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현재 인천 전자랜드에 3.5경기 뒤진 3위에 올라 있지만 상승 곡선을 타면 2위 탈환도 가능하다. kt는 주포 로건이 팀을 떠나고 줄부상이 속출한 채 치른 10경기에서 4승 6패를 기록했다. 최악의 위기 속에 4승을 챙긴 점은 고무적이지만, 지는 경기마다 대패를 당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서동철 감독은 이제 선수 기용에 여유가 생기면서 6강 PO 진출 너머의 큰 그림도 그릴 수 있게 됐다. kt는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었다. 마커스 랜드리처럼 그간 경기를 많이 소화하며 피로도가 높아진 선수에게는 휴식을 많이 부여했고,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은 한층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을 회복한 kt는 2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리그 1위 현대 모비스와 만난다. 허훈이 복귀 경기에서 어느 정도까지 경기력을 보여줄 지가 향후 kt 상승세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