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경험 많아 불펜 부담 적을듯
- 양상문 감독 “젊고 성실한 투수
- 다른 선수들과 시너지효과 기대”

내년 시즌 마운드 재건을 꿈꾸는 거인군단의 선택은 24세 영건 제이크 톰슨이었다. 이닝이터의 조건을 갖춘 만큼 국내 무대 적응만 마치면 양상문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선수 제이크 톰슨이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 당시 역투하는 모습. MLB.COM 제공

양상문 감독은 14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새 외국인 투수 톰슨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 감독은 “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의 성공·실패 사례를 분석해보면 더스틴 니퍼트(kt 위즈) 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 등 빠른 볼을 던지는 선수도 성공했지만, 평균적으로 변화구 구사가 잘되는 투수들이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톰슨도 그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분석처럼 톰슨은 변화구가 강점인 우완투수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의 공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결정구로 쓰는 낙차 큰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3㎝ 100㎏의 건장한 체구에서 나오는 140㎞ 중·후반대 직구도 충분히 위력적이다. 현역 시절 슬라이더로 리그를 호령하던 양 감독이 톰슨의 변화구 구사능력에 만족한 이유다.

톰슨은 2012년 MLB 2라운드 전체 91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부터 ‘미래 선발감’이란 평가를 받으며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MLB에서 많은 게임을 뛰지는 못했지만 30경기에 나와 7승 8패 평균자책 4.87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주로 선발로 경험을 쌓았다. KBO를 호령할 선발투수의 요건은 고루 갖춘 셈이다.

관건은 그가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지다. 이닝 소화 능력은 선발투수의 기본이자 가장 큰 덕목으로 꾸준한 활약을 증명하는 지표다. 선발투수가 7이닝 이상을 뛰어주면 중간계투·마무리 등 1, 2명만으로 마운드를 운영할 수 있어 불펜도 부담을 던다.

이닝 소화 능력은 좌완 브룩스 레일리가 5년째 롯데 유니폼 입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레일리는 올 시즌 30경기 178⅓이닝에 나와 15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6이닝 이상은 18번, 7이닝을 넘기는 경우도 11번이나 된다. 양 감독은 24세의 젊은 투수인 톰슨이 적응만 마치면 기본적인 이닝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는 “선발투수로 계속 뛰었기 때문에 체력 문제에 대한 우려는 적을 것”이라며 “성실하고 인성도 좋아 다른 투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 감독은 “나이가 어린 게 분명 걱정되긴 하지만, 젊은 용병들이 한국에서 되레 기량이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톰슨은 당장 시즌 초부터 무거운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 박세웅이 팔꿈치 수술을 받고 긴 재활에 들어가 내년 8월에야 복귀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1선발로 내정된 레일리가 선배답게 톰슨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하는 이유다. 양 감독은 “톰슨이 레일리에게 어드바이스(조언)를 받는 등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 적응만 잘하면 시즌 중 방출(듀브론트)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는 나머지 용병 한 명도 조만간 영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2·3루 내야수로 후보군을 많이 좁힌 상태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