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10년간 함께한 동반자로
- 훈련 프로그램 등 분업체계 구축
-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당시
- 베어벡 등과 팀 구성 방식 닮아
“감독 혼자 독단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코치들과 모두 하나가 돼 팀을 만들어나간다. 4명의 코치진은 전문기술도 갖추고 있다.”
지난여름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이 밝힌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배경이다. 그는 ‘벤투 사단’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하며 “이들과 함께 모두가 인내하고 기다린다면, 한국 축구가 분명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며칠 뒤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말끔한 슈트를 차려입은 4명의 포르투갈인 코치가 그의 옆을 지켰다.
벤투호가 닻을 올린 지 석 달이 지난 지금 김 위원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지난 17, 20일 호주에서 펼쳐진 원정 2연전을 비롯해 벤투호는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단기간에 이룬 3승 3무의 결과보다 의미 있는 건 축구대표팀이 보여준 뚜렷한 축구 철학이다. 무색무취했던 한국 축구가 명확한 스타일을 갖춘 팀으로 변모하자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기대도 높다. 2002 월드컵 거스 히딩크 사단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벤투 사단의 가치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벤투 감독은 부임 전 김 위원장과의 협상 당시부터 4명의 전문 코치진과 동행했다. 세르지우 코스타(45)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38) 수비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35)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38) 피지컬 코치로, 이들은 인터뷰 자리에도 참석했다. 4명 모두 UEFA(유럽축구연맹)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벤투 감독과 길게는 10년을 함께한 전략적 동반자다. 감독 혼자 전략적 결정을 내려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현대 축구에서 벤투 감독은 일찍부터 전문적인 분업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최태욱, 김영민 코치의 합류로 완성된 벤투 사단의 효과는 대표팀 훈련에서부터 수차례 드러났다. 오른팔 코스타 수석코치가 상대에 맞는 최적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한 뒤 벤투 감독과 계속 소통한다.
수비 코치 쿠엘료는 라인을 조정하고 존을 만들어 효율적인 압박을 전개할 방법을 전한다. 실베스트레 코치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골키퍼를 조련한다. 페레이라 코치는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회복을 돕는다. 최태욱 김영민 코치는 소통의 가교 역할까지 맡는다. 벤투 감독은 전체 훈련을 총괄하지만 꼭 필요한 포인트만 간결하게 짚는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등 선수들이 벤투 사단의 훈련 프로그램에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벤투 사단은 경기과 관련된 기자회견에도 언제나 함께한다. 벤투 감독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원팀’이니까 이런 자리에 함께 오는 게 당연하다. 감독의 생각을 공유해야 서로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벤투 사단에서 2002 월드컵 당시 히딩크호의 향기가 묻어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핌 베어벡 수석코치, 압신 고트비 분석관, 레이몬드 베르하이엔 피지컬 코치 등을 합류시켜 자신만의 사단을 꾸렸다. 국내파로는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수석코치와 정해성(베트남 1부 호앙아인 잘라이 감독)이 코치를 맡아 4강 신화에 힘을 보탰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 훈련 프로그램 등 분업체계 구축
-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당시
- 베어벡 등과 팀 구성 방식 닮아
“감독 혼자 독단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코치들과 모두 하나가 돼 팀을 만들어나간다. 4명의 코치진은 전문기술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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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대표팀 평가전에 나선 벤투 사단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최태욱 코치, 이윤규 통역관, 필리페 쿠엘료 코치,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김영민 코치. 연합뉴스 |
벤투 감독은 부임 전 김 위원장과의 협상 당시부터 4명의 전문 코치진과 동행했다. 세르지우 코스타(45)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38) 수비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35)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38) 피지컬 코치로, 이들은 인터뷰 자리에도 참석했다. 4명 모두 UEFA(유럽축구연맹)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벤투 감독과 길게는 10년을 함께한 전략적 동반자다. 감독 혼자 전략적 결정을 내려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현대 축구에서 벤투 감독은 일찍부터 전문적인 분업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최태욱, 김영민 코치의 합류로 완성된 벤투 사단의 효과는 대표팀 훈련에서부터 수차례 드러났다. 오른팔 코스타 수석코치가 상대에 맞는 최적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한 뒤 벤투 감독과 계속 소통한다.
수비 코치 쿠엘료는 라인을 조정하고 존을 만들어 효율적인 압박을 전개할 방법을 전한다. 실베스트레 코치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골키퍼를 조련한다. 페레이라 코치는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회복을 돕는다. 최태욱 김영민 코치는 소통의 가교 역할까지 맡는다. 벤투 감독은 전체 훈련을 총괄하지만 꼭 필요한 포인트만 간결하게 짚는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등 선수들이 벤투 사단의 훈련 프로그램에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벤투 사단은 경기과 관련된 기자회견에도 언제나 함께한다. 벤투 감독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원팀’이니까 이런 자리에 함께 오는 게 당연하다. 감독의 생각을 공유해야 서로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벤투 사단에서 2002 월드컵 당시 히딩크호의 향기가 묻어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핌 베어벡 수석코치, 압신 고트비 분석관, 레이몬드 베르하이엔 피지컬 코치 등을 합류시켜 자신만의 사단을 꾸렸다. 국내파로는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수석코치와 정해성(베트남 1부 호앙아인 잘라이 감독)이 코치를 맡아 4강 신화에 힘을 보탰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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