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지상주의에 빠진 빙상연맹

- 해결의지 없어 대회마다 되풀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국가대표팀의 ‘노선영 따돌림 스캔들’이 외신의 주목까지 받았다.

21일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일일 브리핑에서 한 외신 기자는 “한국 팀추월 논란을 둘러싼 청와대 국민 청원이 35만 명을 돌파했다. IOC가 발표할 만한 공식 코멘트나 대응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대한빙상연맹이나 대한체육회가 조사할 내용”이라고만 답했다. IOC가 개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앞서 영국 공영방송 BBC와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국내 언론을 인용해 ‘따돌림 스캔들’을 보도했다. BBC 방송은 지난 19일 팀추월에 출전한 김보름(강원도청)과 박지우(한국체대)가 동료 노선영(콜핑팀)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했다고 소개했다.

BBC는 김보름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사과했다는 소식과 김보름의 스폰서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네파가 이달 말 끝나는 후원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까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적인 망신까지 초래한 사태의 이면에는 빙상계의 곪아 터진 파벌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평창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김보름과 이승훈은 태릉선수촌이 아닌 한국체육대에서 특정인의 비호 아래 훈련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또 자기 파벌 선수에게 불리하게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바뀔 것 같으면 언론에 폭로해 여론전을 펼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해 2014 소치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도 쇼트트랙 파벌 논란이 주목받았다. 당시 안현수의 아버지는 아들의 귀화 배경에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명규(한국체대 교수) 부회장이 있다고 지목했다.

2014년 3월 사퇴한 전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빙상계의 파벌은 애초 한국체육대와 비(非) 한국체육대 출신 사이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전 부회장과 전 부회장 반대 세력이 반목하는 모양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