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김영미’ 이름 딴 작전용어

- 스톤 던져진 뒤 주장 김은정이 

- 얼음 닦아내기 등 지시 때 사용

- 소리강도·뉘앙스 따라 내용달라

- SNS 등 국민 유행어로 떠올라

경북 의성 출신이 대부분인 한국 여자 컬링 전사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다. 약체로 꼽히던 태극전사들이 우승 후보로 떠오른 비결은 탄탄한 팀워크가 꼽힌다. 스킵 김은정이 동료 김영미에게 작전을 지시할 때 외치는 ‘영미’는 유행어가 됐다.

한국 여자 컬링 선수단은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7차전에서 김은정의 마법 같은 샷을 앞세워 미국을 9-6으로 제압하고 5연승을 달렸다.

예선 전적 6승 1패를 기록한 태극전사들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0개 팀 중 가장 먼저 4강에 안착했다. 한국 컬링이 올림픽 4강에 진출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처음 출전한 2014 소치올림픽에서는 3승 6패로 8위를 차지했다.

여자 컬링팀이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면 4위와 준결승을 하기 때문에 메달 경쟁에서 더 유리하다. 현재 2위는 5승 2패의 스웨덴이다. 영국과 일본이 5승 3패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공동 5위(4승 4패)다.

한국은 이날 김초희(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은정이 출전했다. 김초희는 기존 리드인 김영미 대신 나섰다. 승부처는 2-3으로 뒤지던 5엔드였다. 한국 스톤 3개가 하우스 중앙(버튼)에 있는 미국 스톤 1개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은정이 투구한 스톤은 하우스 버튼(중앙) 외곽에 있던 미국 스톤을 밖으로 쳐낸 데 이어 버튼 안에 있던 미국 스톤마저 밀어냈다. 하우스 중앙에는 한국 스톤만 4개 남았다. 미국이 마지막 샷에 실패하면서 한국은 순식간에 4점을 얻어 승기를 굳혔다.

여자 컬링팀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주장 김은정이 스톤을 던질 때마다 외치는 ‘영미’도 유행어가 됐다. 영미는 첫 번째로 스톤을 던지는 리드인 김영미 선수의 이름이다.

지난 19일 여자 컬링 한국과 스웨덴의 예선 6차전에서도 김은정은 ‘영미’를 찾았다. 스위핑을 시작하라는 뜻의 “영미~”라고 하더니 이내 스위핑을 멈추라는 “영미야~”를 외쳤다. 김은정이 “영미야!”하면 스위핑을 빨리하라는 지시다. “영미 영미 영미~”는 더 이상 스위핑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영미’를 외치는 강도나 뉘앙스에 따라 스위핑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김은정은 “선영이!”라면서 세컨드인 김선영을 찾기도 한다. 김영미가 선 쪽에서 스위핑할 기회가 많다 보니 “영미”가 “선영이”보다 많이 들리는 것이다. 약 45ｍ 거리의 시트에서 동료가 잘 들을 수 있도록 작전을 지시하려면 김은정은 목청껏 외쳐야 한다.

한편 한국 남자 컬링은 이날 스위스를 8-7로 제압하고 3승(5패)째를 따냈으나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스웨덴(7승 1패)과 스위스·영국·캐나다가 모두 5승 3패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남은 일본전에 승리해도 4승에 그친다. 

◇ 여자컬링 ‘영미’ 사전

영미~ : 스위핑 시작해

영미야! : 스위핑 더 빨리

영미 영미 영미~ : 스위핑 그만

영미야~ : 스위핑 멈춰 

영미 가야돼·영미 헐 : 스위핑 서둘러

영미, 업 : 스위핑 멈추고 기다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