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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최민정, 실격으로 놓친 은메달…또 넘지 못한 500m 벽

쇼트트랙 최민정 메달 실패
평창=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2018.02.13 23:03
- 2위로 결승선 통과했지만
- 비디오 판독 결과 ‘밀기 반칙’
- 대회 또 다른 이변의 희생양
- 1000·1500m·단체전 金 노려

“다음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오른쪽)이 1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실격 판정을 받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쇼트트랙 500m는 유럽의 독무대다. 한국이 정상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고지이다. 평창에서도 그 ‘벽’은 높았다.

최민정(20·성남시청)이 13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당했다. 한국 첫 여자 500m 금메달의 꿈이 무산된 순간이었다.

최민정은 이날 1위를 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보다 불과 22㎝ 늦게 들어와 은메달이 확정되는 듯했다. 비디오 판독을 한 심판은 최민정이 결승선 앞에서 폰타나에게 임페딩(밀기 반칙)을 했다며 실격 판정을 내렸다.

최민정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결과에 관해서는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는데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도 최민정은 “원래 500m는 주 종목이 아니었다. 아직 세 종목이나 남았다. 다음 경기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전문가와 도박사들은 최민정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최민정은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월드컵 500m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세계랭킹 1위다. 예선에서도 최민정은 42초870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빛 전망을 밝혔다.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은 “기술과 체력 모두 한국 쇼트트랙 역대 최고의 선수가 최민정”이라고 평가했다. 최민정이 ‘우상’으로 꼽은 진선유도 “(최)민정이가 우상으로 여긴다는 게 나에게 영광이다. 내가 이루지 못한 걸 해낼 수 있는 유일한 후배”라고 격찬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최민정에게 시련을 줬다. 불과 40여 초 만에 끝나는 500m 경기는 스타트가 조금만 늦어도 만회할 수 없다. 몸싸움도 치열해 변수가 많다. 최민정은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다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심석희(21)와 김아랑(23)이 일찌감치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최민정이 다른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은 것도 패인이다. 단거리의 경우 동료 선수들의 ‘협업’이 중요한데 최민정은 홀로 외롭게 싸워야 했다.

최민정은 ‘한국 선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500m 정상에 서기 위해 2016년부터 하루 2시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2년 새 체중을 5㎏이나 늘렸다. 하루 300바퀴씩 아이스링크를 돌면서 근력과 스피드를 키웠다. 쇼트트랙 최강국이면서도 여자 500m 금메달이 없는 한국은 새로운 역사를 쓸 기회를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그래도 최민정은 여전히 평창올림픽 다관왕 후보다. 그는 여자 1000·1500m와 단체전(3000m)에 출전해 3관왕을 노린다.

평창=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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