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평창] 클로이 金, 격이 다른 金

여자하프파이프 98.25점 우승…17세 9개월로 최연소 기록 갱신
평창=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2018.02.13 20:14
- 여성 최초 2000년대생 금메달
- 2연속 1080도 회전 금빛 연기
- “햄버거·하와이안 피자 생각나”

“샌드위치를 다 안 먹은 게 후회된다. 배고파서 화난다.” 어느 올림피언이 긴장감이 꽉 찬 결승전 도중 이렇게 톡톡 튀는 투정을 할 수 있을까.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이 13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보드를 한 손으로 잡고 공중 회전하는 고난도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세 ‘천재 스노보더’는 13일 트위터에 ‘hangry’라고 썼다. hungry와 angry를 더한 신조어로 ‘배가 고파서 짜증 난다’는 뜻이다. 배고픈 소녀는 서둘러 2연속 1080도 회전으로 ‘금빛 연기’를 선보이더니 “햄버거와 하와이안 피자를 먹고 싶다”며 자리를 떴다.

재미교포 클로이 김이 이날 평창 휘닉스 스노파크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8.25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중력을 거슬러 솟구치는 그의 점프는 2위 류지아위(89.75)나 3위 아리엘레 골드(미국·85.75점)가 범접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17세 9개월인 클로이 김은 2002 솔트레이크올림픽에서 켈리 클라크(미국)가 수립한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18세 6개월)과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도 모두 갈아치웠다.

그는 또 지난 11일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우승한 레드먼드 제라드(미국·2000년 6월생)에 이어 두 번째 2000년대생 금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여자로는 처음이다.

15살인 2015년 동계엑스게임 사상 최연소 우승과 여자 선수 최초 ‘100점 만점’ 기록을 보유한 클로이 김은 올림픽 데뷔전에서 압도적 기량을 선보였다. 이미 결선 1차 시기에서 1080도 회전 기술을 선보이며 93.75점을 받아 승기를 잡았다.
13일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1위에 오른 클로이 김의 공중묘기 장면. 연합뉴스
2차 시기에서 백투백 1080(2연속 1080도) 회전을 시도했다가 착지 실수로 41.50점을 받은 클로이 김은 2위를 달리던 류지아위가 3차 시기 49점에 그치면서 마지막 연기를 하기도 전에 우승을 확정했다.

“배고프다”는 글을 남기고 3차 시기에 나선 클로이 김은 2차 시기에 못다 보여준 2연속 1080도 회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가 3차 시기에서 한 점프 최고 높이는 4m(평균 2.8m)로 2위권인 차이쉐퉁(중국)의 최고 3.1m(평균 2.2m)보다 90㎝가 더 높았다.

점수도 남다르다. 올림픽 하프파이프에 100점 만점이 도입된 건 2014 소치올림픽부터였다. 당시 여자부 1위 케이틀린 패링턴(미국)은 91.7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클로이 김은 이날 결선 1차 시기부터 93.75점을 받아 패링턴의 기록을 가볍게 넘어섰다.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클로이 김은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무척 배가 고프다”면서 “가장 먹고 싶은 건 햄버거·프렌치프라이와 하와이안 피자”라며 웃었다.

그는 전날 예선 도중에도 SNS에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오늘은 가족을 위한 경기였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오늘은 할머니를 위해 연기하고 싶었다. 할머니와 쇼핑 갈 것이 기대된다”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평창=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관련기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