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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퀸, 러시아 집안싸움 시작됐다

세계 1위 메드베데바 보란 듯 신예 자기토바도 최고의 연기…두 선수 서로 지켜보며 신경전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2018.02.12 19:15
- 피겨 단체전은 캐나다 우승
- 패트릭 챈 마지막 올림픽서 첫金

‘피겨퀸’을 놓고 경쟁하는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6)가 서로가 지켜보는 앞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1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소속인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OAR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지난 11일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 모습. 두 선수는 오는 21일과 23일 개인전에 나서 여자 싱글 최강자를 가린다. 연합뉴스
자기토바는 1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소속으로 출전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쳤다.

7차례의 점프를 모두 후반부에 배치한 자기토바가 받아든 점수는 158.08점. 개인 최고기록이다. 2위인 미라이 나가수(미국·137.53점)와의 점수 차가 20점이 넘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이었다.

자기토바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단체전 첫 경기에서 압박감을 느껴 조금 소심해지기도 했다. 좋은 경험을 했다”며 “아직 내 실력을 증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전에서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벌이자 동료인 세계랭킹 1위 메드베데바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자기토바의 등장 전까지 여자 싱글의 최강자였던 메드베데바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에 앞서 지난 11일 팀이벤트 여자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81.06점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2017 온드레이 네펠라 트로피에서 자신이 수립한 80.00점을 다시 넘어선 것이다. 메드베데바는 “부상과 스트레스를 이겨내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며 여자 싱글 정상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모두 눈에 띄는 미모에 가늘고 긴 팔다리를 이용한 우아한 연기를 뽐내며 단체전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두 선수는 또 좀처럼 보기 어려운 타노 점프(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수행하는 점프)를 해 가산점을 받는다. 기본점이 1.1배로 높아지는 후반부에 점프를 몰아넣어 기술점수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같다. 다른 선수들이 둘에 범접하기 힘든 이유다.

링크 밖으로 나온 뒤 두 선수의 모습은 딴판이었다. 흑백 계열의 드레스를 입고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메드베데바는 밝은 표정으로 자신을 붙잡는 각국 취재진을 친절하게 응대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에 대해서는 “엑소를 보고 싶다”며 까르르 웃었다. 반대로 붉은색 드레스로 강렬한 느낌을 자아내는 자기토바는 오똑한 콧날이 인상적인 얼굴의 표정을 좀처럼 바꾸지 않았다. 자기토바는 다른 나라 취재진에게는 거의 대화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가 꺾어야 할 라이벌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기토바는 나의 팀메이트”라고 답했다. 자기토바 역시 ‘메드베데바와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묻자 “보지는 않았지만 서로 축하문자를 주고받는다. 우리는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피겨 팀이벤트에서 우승한 캐나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수호랑 인형을 든 왼쪽이 패트릭 챈이다. 연합뉴스
한편 피겨 팀이벤트에서는 캐나다가 쇼트 3위와 프리 1위를 차지한 ‘무관의 제왕’ 패트릭 챈(27)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캐나다는 팀포인트 73점을 얻어 OAR(66점)과 미국(62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챈은 세계선수권 3연패와 4대륙선수권 3회 우승은 물론 그랑프리 파이널 2회 우승을 하고도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은메달 2개가 전부다. ‘피겨퀸’ 김연아와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를 맞아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챈은 평창 무대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챈은 오는 16일과 17일 남자 싱글 개인전에 출전해 세계 1위 유즈루 하뉴(일본) 네이선 천(미국)과 금메달을 다툰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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