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69위)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둘째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95위·호주)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쾌거
- 다음 상대는 강호 바브린카

19세의 신예 정현(69위·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선수로는 7년 만에 테니스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현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95위·호주)를 3-0(6-3 6-1 6-2)으로 물리치고 2회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본선에서 이긴 것은 2008년 5월 이형택(39)이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요나스 비요크만(스웨덴)을 3-0(6-4 6-4 6-3)으로 꺾은 이후 정현이 7년 3개월 만이다. 그 당시 이형택은 세계랭킹 52위였고 비요크만은 62위였다. 정현은 이번 승리로 세계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8600달러(약 8000만 원)를 확보했다. 이어 2회전에서 30세의 메이저 챔피언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5위·스위스)와 맞붙는다. 바브린카는 정현이 지금까지 상대한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올해 프랑스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한 바브린카는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58위·스페인)를 3-0(7-5 6-4 7-6<6>)으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정현과 바브린카의 경기는 3일 열릴 예정이다. 바브린카가 '톱 랭커'여서 경기장은 메인 코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현은 덕워스와의 1회전에서 1세트 초반부터 상대 서브 게임을 따내며 6-3으로 기선을 잡았다. 기세가 오른 정현은 2세트를 불과 22분 만에 6-1로 끝냈다. 상대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3세트에서도 2-0으로 달아나며 승세를 굳혀나갔다. 정현은 덕워스에게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고 실책도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경기 운영능력을 선보였다.

정현은 경기 뒤 "시즌 목표였던 그랜드슬램 1승을 거둬 얼떨떨하고 기쁘다"면서 "그러나 아직 대회가 다 끝난 게 아니다. 남은 에너지를 다 써서 좋은 성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바브린카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면서도 "그의 장기인 원핸드 백핸드 샷은 공이 꽤 묵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는 1회전에서 레오나르도 마이어(34위·아르헨티나)를 3-0(6-1 6-2 6-2)으로 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