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드 유’ 등 3편에 1000만 원씩
- “다양한 제작 시도·신인 발굴 기대”

부산영상위원회는 올해 지역 제작사가 만드는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이하 다큐)에 대한 단계별 지원을 시작했다. 국내외에서 호평 받는 다큐 지원을 특화하려는 것인데, 기획 개발 단계의 지원을 신설해 다양한 제작 시도가 가능하게 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올해 부산 제작사의 장편극영화 2편, (웹)드라마 2편, 다큐 5편 등 작품 9편에 5억32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대상작을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체 지원금을 지난해보다 8200만 원 늘렸는데, 특히 다큐 지원 부문을 제작 단계와 기획개발 단계로 나눠 특화했다.

부산 다큐는 사회적 이슈를 집요하게 추적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데다 제작 집단별로 개성이 강해 다양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해협(감독 오민욱)’ 2020년 부산평화영화제 장편 우수상 ▷‘언더그라운드(김정근)’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비프 메세나상 ▷‘리틀보이12725(감독 김지곤)’ 2019년 부산평화영화제 꿈꾸는 평화상 ▷‘펀치볼(감독 김영조)’ 2019년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 우수상 ▷‘소성리(감독 박배일)’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비프 메세나상 등 수상작도 많다.

이에 부산영상위는 기획 개발 단계의 다큐 지원을 신설해 코로나19 시대 자영업자 이야기를 담은 ‘바이러스와 파스타’, 비혼 여성의 고민과 대안을 탐구하는 ‘넥스트 스텝(가제)’, 미투 사태 이후 부산 문화예술계의 반성폭력연대 투쟁을 그린 ‘#위드 유’ 등에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한다. 기획 개발은 시나리오를 만들기 전 예비단계의 조사 과정으로, 자료 조사나 인물 취재 등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다 보니 전체 작품 제작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단계 지원금이 올해 처음 1억 원을 넘은 점도 고무적이다. 복싱 경기의 역동성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4R’에 6000만 원, 계엄군으로 활동했던 사진작가를 통해 5·18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카메라를 든 계엄군’에 4200만 원을 지원하는데, 지역 영화계에서는 지원작 수가 적어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오민욱 부산독립영화협회 회장은 “ 3, 4편 선까지 지원할 수 있게 전체 예산 규모를 늘려주면 좋겠다”면서도 “신설된 기획 개발 지원이 계속되면 제작자가 여러 시도를 하고 신인 발굴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박인호 부산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은 “그간 다큐 지원이 극영화에 비해 적어 아쉬움이 많았다. 젊은 신인 감독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여성 감독의 지원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 영화인들도 지원금에만 기대지 말고 작품성을 기반으로 투자 유치를 늘리는 등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영화 감독은 “경쟁 속에서 투자 유치를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민 세금으로 지원 받는 만큼 작품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한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