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드렁니가 심하게 툭 튀어나온 데다가 또래 중에 키도 가장 작은 ‘몰리’. 누가 봐도 못나 보이는 외모를 가졌는데, 목소리는 또 ‘왕뱀에 옥죄인 황소개구리’처럼 아주 괴상하다. 그런데도 몰리는 주눅 들거나 속상해하지 않는다. 대신 할머니의 당부대로 어디서나 당차고, 씩씩하게 하루를 보낸다. “위풍당당하게 걷고, 활짝 웃으며, 또렷하고 힘차게 노래하렴.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고 기뻐하며 또 우러러보게 될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몰리는 할머니 친구들과 떨어져 낯선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된다. 학교도 옮기게 됐는데, 새로 만난 로널드 더킨이란 친구의 표적이 되고 만다. 심술꾸러기 로널드는 몰리의 외모를 두고 ‘꼬맹이 새우’ ‘뻐드렁니 비버’ ‘병든 오리’ 등으로 바꿔 부르며 놀려대곤 했다. 속상할 만도 하지만 씩씩한 몰리는 이번에도 전혀 의기소침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키를 활용해 체육 시간 공놀이에서 점수를 따고, 뻐드렁니 위에 동전을 쌓아 올리는 묘기를 선보이며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당당해라, 몰리 루 멜론’은 자신의 결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장점으로 발전시키는 몰리를 통해 당당한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또 낯설고 새로운 환경이나 위기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불어넣어 준다. 그림책 속 몰리 캐릭터는 단점을 과장되게 표현한 까닭에 우스꽝스럽고 한편으로는 기묘하게(?) 느껴진다. 단번에 호감을 사는 모습은 아니지만, 위풍당당하고 생동감 넘치는 몰리의 하루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든 그 사랑스러운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