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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작→ 12부작→ 8부작…점점 짧아지는 드라마

방송사들 무한경쟁시대 맞아 통념 깨고 회차 줄이는 추세…다양한 소재·빠른 전개 장점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2020.06.22 19:43
- 종편·넷플릭스·OTT 채널 등
- 시청자 패턴 변화 니즈 반영
- 제작비 리스크 부담도 덜어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이 드라마 벌써 끝난다고?’
최근 드라마들의 방송 편수가 짧아지며 시청자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2부작 드라마로 방송하고 있는 MBC ‘꼰대인턴’(왼쪽 사진)과 OCN ‘번외수사’. MBC·CJ ENM 제공
16부작 드라마의 시대가 끝났다. 대신 보다 짧아지고 다양해진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찾아가고 있다. 22일 방송계에 따르면 5월 말 방송을 시작한 MBC ‘꼰대인턴’, JTBC ‘쌍갑포차’ ‘야식남녀’, OCN ‘번외수사’ 등은 12부작으로 기획돼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종영을 앞두고 있다. 꼰대 인턴과 젊은 부장의 코믹한 만남, 꿈에서의 한풀이, 꼴통 형사의 미제사건 해결기 등 16부작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소재들을 빠른 전개로 다루고 있다.

드라마가 짧아지는 이유는 지상파는 물론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TV,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시청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콘텐츠 시청 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휴대폰을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방송편수가 짧아지는 추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각 방송사는 전형성에서 탈피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종영한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도 12부작이었다. 16부작에 연연하지 않고 4부작, 8부작 등 시청자의 니즈에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실례로 영화와 드라마를 결합해 오는 8월 방송을 앞둔 ‘SF8’은 8명의 영화감독이 8편의 드라마를 만드는 ‘새로운 기획이다. MBC와 한국영화감독조합, OTT 서비스 업체인 웨이브가 함께 제작에 참여해 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방송사와 OTT의 협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눈이 부시게(12부)’ ‘청춘시대(14부)’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JTBC는 넷플릭스에서만 공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JTBC 관계자는 “JTBC 스튜디오와 필름몬스터가 공동 제작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의 촬영을 이번 여름부터 시작한다”고 전했다. 2017년 ‘아르곤(8부)’부터 지난달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12부·주 1회 방영)’까지 다양한 포맷을 선보인 tvN도 최고령 산모의 얘기를 담은 ‘산후조리원’을 올 하반기 8부작으로 선보인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제작한 이응복 PD의 신작 ‘스위트홈’도 넷플릭스를 통해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각 방송사의 편성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은 넷플릭스다. ‘킹덤(6부)’ ‘인간수업(10부)’ 등 편수에 구애받지 않으며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하는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방송사들도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주1회로 시작했다가 1987년 최초의 미니시리즈인 MBC ‘불새’를 시작으로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자리 잡으면서 월화·수목 방영이 굳어졌다. 이후 미니시리즈는 보통 20부작에서 16부작으로 짧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제는 한 편의 드라마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시청률이 적게 나오는 부담감을 안기보다는, 시청자가 원하는 질 높은 콘텐츠로 짧게 승부를 보겠다는 분위기가 방송가에 팽배하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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