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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약·홀로 공간서 관람…코로나가 바꾼 문화예술

연정·김보경 작가 ‘페미콜로지’, 행위예술을 격리극장서 상영…다음 달 7일까지 ‘공간 저쪽’서
김민정 기자 min55@koopkje.co.kr | 2020.04.26 19:31
- 쇼윈도 너머로 작품 관람하는
- 창의가게 ‘~ 그린 그림’도 진행

“‘격리 극장’ 관람을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청하신 시간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입장하셔서 관람하시면 됩니다.”
지난 26일 부산 중구 중앙동 ‘공간 저쪽’에서 열린 ‘격리 극장: 비대면 접촉 1인 극장’ 상영회를 관람하는 모습. 김성효 전문기자
지난 26일 부산 중구 중앙동 ‘공간 저쪽’. 전날 문자를 통해 전달받은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들었다. 15평 규모에 놓인 프로젝트 빔, 스크린, 쇼파는 어느 상영회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관객도 직원도 없이 오직 혼자라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왔다. 탁자에 놓인 설명서대로 프로젝트 빔에 USB를 꽂은 뒤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 쇼파에 앉아 혼자만의 상영회를 즐겼다.

코로나19 사태에 ‘일시 정지’한 문화·예술계가 온라인을 이용한 방법 외에도 색다른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에 나서 눈길을 끈다. 행위 예술 프로젝트 ‘페미콜로지’는 다음 달 7일까지 ‘격리 극장: 비대면 접촉 1인 극장’ 상영회를 진행한다. ‘격리 극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온라인으로 관람을 예약한 뒤 안내받은 비밀번호로 입장하고, 시간대별로 다르게 준비된 영상을 켜 관람하면 된다. 관람 가능한 영상은 ‘페미콜로지’ 퍼포먼스 모음, 국내외 활동 모음 등 3편이다. 편당 1시간 분량이며 관람은 무료다.

‘페미콜로지’를 이끄는 연정 작가는 2018년부터 인종·성별 간의 차이를 존중하자는 메시지의 퍼포먼스를 다양한 국가에서 선보여 왔다. 지난 3월에도 영도 깡깡이마을에서 퍼포먼스를 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탓에 잠정 중단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간의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에 입주해 ‘공간 저쪽’을 운영 중인 김보경 시각 예술 작가와 협업해 ‘격리 극장’을 완성했다.
두 작가는 “‘페미콜로지’ 자체가 유동적인 성격의 프로젝트라서 퍼포먼스 외에도 전시회, 아카이빙 등 다양한 형태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그래서 코로나19 시대에도 가능한 방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영상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지만 1인 관람이기 때문에 창작자와 관객 간에 더욱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것 같다. 또 다른 가능성을 여는 시도로 봐달라”고 입을 모았다. ‘격리 극장’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페이스북 페이지(https://bit.ly/2VGkNvn)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예술가가 늘고 있다. 최근 또따또가 입주 작가들은 중앙동에 위치한 ‘창의가게’에서 ‘고이 접어 그린 그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간 내부에 작품을 전시해 쇼윈도 너머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릴레이 생존신고 챌린지: 오늘도 날이다’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한 사회에 보며 느낀 감정을 영상을 통해 올리고 있다.

또따또가 측은 “‘고이 접어 그린 그림’ 프로젝트가 끝나면 쇼윈도 안에서 연주를 하고 바깥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 공연도 구상 중”이라며 “문화·예술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대안을 찾아 여러 방법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p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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