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12일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걸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과도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가졌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서병수 시장. 김민훈 기자.

주변 반응은 싸늘했다. 환호가 이어지던 현장에는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서 시장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길은 싸늘했다.

이날 많은 영화인들이 세월호 배지를 달거나, 올블랙 패션으로 레드카펫에 섰다. 영화 ‘황제’의 민병훈 감독은 포토월에서는 손에 사과를 들었고, “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 니가 가라”라고 쓴 종이를 들고 레드카펫을 걸었다.

부산영화제는 2년 반 동안 정부의 외압에 부침을 겪었다. 예산은 삭감됐고, 영화인들은 참석을 보이콧했다.2014년 부산시가 영화제에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중지 요청을 하면서부터다. 영화제가 이를 거절하자 20년 간 영화제를 이끌어 온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검찰에 고발 당했고, 절반에 육박하는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한 영화인들은 외압에 맞서 들고 일어났다.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은 영화인들은 서 시장의 직접 사과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서 시장은 최근에는 ‘다이빙벨’ 상영 중단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개막식 참석은 ‘시기상조’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