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가파른 벽을

온몸으로 오르는 것



무성한 잎을 드리워속내는 숨기는 것



비워도 돋는 슬픔은

벽화로 그려낼 뿐



함께 나아가자고 담쟁이 넝쿨이 힘겹게 벽을 타고 오른다. 한 발 한 발이 위태로운 삶, 이끌어주고 받쳐주고 또 하루를 잘 견뎌냈다고, 서로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가느라 땀 흘리는 진실 앞에, 간들간들 허공에 떠 있는 외줄 하나, 추락은 막아야 한다. 김정·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