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문화회관서 '앙상블의 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과 카즈키 사와(Kazuki Sawa)가 만나 한일 앙상블을 빚어낸다. 올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도쿄예술대학 교수로 초빙된 양성식과 도쿄예술대 총장인 카즈키 사와 그리고 그들이 주목하는 신인 바이올리니스트 윤여영, 양성식이 창단한 에라토 앙상블(Erato Ensemble)은 오는 29일 오후 7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일 앙상블의 밤(포스터)'을 연다.

현재 일본에 있는 양성식(50)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음악인으로서 보여드리고 싶은 점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새로운 시작에 설레했다. 

양성식은 1988년 칼 플래시 국제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으며 일찍이 주목받았다. 정경화 김남윤 등 국내 거장 연주자부터 2012년 하노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다미까지 훌륭한 연주자를 키워낸 한국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양해협 선생이 아버지인 데다 첼리스트 양성원(연세대 교수)과 형제 음악가로도 유명하다.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양성식은 이달 도쿄예술대 교수로 초빙됐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이다. 도쿄예술대는 일본 최고 예술대학이자 유일한 일본 국립 음악·미술대학이라 위상이 매우 높다. 양성식은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한일 간 음악적 교류가 적었는데 연주자로서 교육자로서 새롭게 시작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카즈키 사와는 일본 클래식 음악계의 중심에 있다.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로 맹활약하면서 도쿄예술대 총장으로 엄청난 분량의 일을 소화하고 있다. 양성식은 "일본인 연주자는 대개 학구적이고 절제된 음악을 추구하는데 카즈키 교수는 외향적이면서 정열적이다. 음악에 세계적 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나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하는 등 아이디어도 잘 통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양성식이 2011년 결성한 에라토 앙상블과 함께 경북 안동(26일)과 경기도 고양(28일)을 거쳐 부산에서 공연한다. 에라토 앙상블은 솔로이스트로 수준 높은 기량을 갖춘 음악인들이 참여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실내악 단체다. 양성식과 카즈키 사와가 주목하는 신인 연주자 윤여영이 출연해 첫 곡으로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카즈키 사와와 함께 연주한다.

양성식은 카즈키 사와가 지휘하는 에라토 앙상블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그는 "바이올린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모차르트의 순수하면서도 천재적인 면모가 드러나 유난히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양성식은 "공연장에서 듣기 힘든, 매우 특이한 작품도 앙코르로 준비하고 있다"며 귀띔했다.

양성식은 공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특별하다고 했다. "이전에는 제가 얼마나 바이올린을 잘 다루는지 화려한 모습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동료, 선후배, 청중과 음악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는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브 음악의 아름다움을 청중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2만 원. (051) 442-1941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