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관광객 타깃 노렸지만
- 이전 로케이션작들 분석 없고
- 사드 때문에 중국 방영도 미지수

부산시가 30억 원을 협찬한 지상파 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했다. 시의 이례적인 대규모 협찬이 관광 파급력을 발휘할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쇼핑왕 루이' 주인공인 배우 서인국(왼쪽)과 남지현(오른쪽)이 부산 중구 부평야시장에서 촬영중인 모습. 부산시 제공

시는 지난 21일 방영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에 30억 원을 협찬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그동안 영화펀드를 통해 부산에서 로케이션을 하는 영화 등에 투자한 적은 있었지만 드라마에 협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쇼핑왕 루이는 쇼핑을 광적으로 즐기는 재벌 3세(서인국)와 순박한 강원도 여자(남지현)의 성장 로맨스 드라마다. MBC 자체 제작 드라마로 오는 11월 10일까지 8주 동안 16부작을 방영할 예정이다. 시는 드라마 제작비의 일부인 30억 원을 부산영상위원회를 통해 협찬했다. 16부작 중 100분 이상 부산을 노출시킨다는 조건을 걸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촬영 장면. 부산시 제공

시는 이 드라마의 배경에 부산 관광지를 노출시키고, 스토리에 부산을 녹여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방영을 통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드라마를 보고 부산을 찾을 젊은층, 여성, 개별 관광객 등 잠재 고객층이 타깃"이라고 밝혔다.이 드라마는 16부작 중 5부 정도가 촬영됐다. 극중 재벌 3세의 할머니 자택으로 기장군 임랑해수욕장 근처 주택을 리모델링 해 촬영하고 있다. 또 태종태 부산역 이기대 동백섬 광안리 해운대 등 부산의 전통적인 관광지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앞으로는 산복도로, 옥상달빛극장, 만디버스 등 그동안 관광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대본에 녹여낼 계획이다.

하지만 협찬금인 30억 원 이상의 관광 파급력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방영된 1, 2부의 시청률이 5~6%대로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또 '사드'의 영향으로 중국 방영이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2012년 여름 드라마 '골든타임'과 '해운대의 연인들'이 시의 지원없이 부산에서 100% 로케이션 촬영을 했지만 이 드라마들이 부산 관광객 증가에 어떤 효과를 줬는지도 분석된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6부작 중 100분 이상 노출은 단순한 광고 단가로도 90억 원가량 된다"며 "당장 관광객 증가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 강화로 부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