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변경을 한 데 격분해 상대방을 보복운전자로 몰아 합의금 등을 받아챙긴 보험사기범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이들은 보험사기 행각이 적발되자 담당 수사 경찰을 상대로 수십 차례 허위 고소를 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A(55) 씨를 구속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11월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자신의 앞에서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을 고의로 충격한 뒤, 상대 운전자를 보복 운전으로 고소하는 수법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45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2022년 4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도로에서 마주오는 차량을 가로막고 시비를 일으킨 뒤, 상대 차량 바퀴에 자신의 발이 밟였다고 주장해 보험금을 받으려 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보복 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된 2020년 상반기에는 위험물을 실은 탱크로리 차량을 32차례(8000㎞) 운전했다.

A 씨는 영장실질심사 호송 때 경찰이 과속운전해 자신을 죽이려 했다며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관을 고소하는 등 총 30회에 걸쳐 경찰관을 대상으로 고소·진정해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신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판사와 사건을 기소한 검사를 직권남용·허위공문서(판결문) 작성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B(62) 씨도 구속해 사건을 검찰에 보냈다. B 씨는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 뒤에서 급제동한 뒤, 비접촉 사고로 다쳤다고 주장하며 상대 차량을 뺑소니로 신고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B 씨는 최근 3년간 보험금 2억5000만 원을 받아챙겼다. B 씨도 뺑소니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경찰관을 상대로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으로 75차례 고소·진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는 목·허리 보호대 등을 일상적으로 착용하고 다녔다. 보험수가를 올리지 않기 위해 렌터카를 범행에 이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