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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민주시민교육 ‘관급화’ 우려

‘시민성 고취’ 2년 전 도입…市, 민간위탁 연장 않기로
사업비도 80% 삭감 추진…“목적에 맞는 시민교육 불가”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2023.09.18 19:28
부산 지역사회 구성원의 합리적 비판의식 등 시민성을 키우고자 2년 전 도입된 ‘민주시민교육’이 내년부터 ‘관급 교육’으로 대체된다. 사업비 또한 80%가량 삭감돼 “제대로 된 시민교육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민주시민교육 강사 양성 과정 교육 모습. 부산민주시민네트워크 제공
부산시는 민주시민교육사업의 민간위탁을 올해로 끝내고 공공위탁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21년부터 지역 4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부산민시넷)가 시로부터 사업을 수탁해 진행해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시 산하 기관인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에 사업을 맡길 예정이다. 매년 4억5000만 원이 책정됐던 사업비도 1억 원으로 감액하는 방안이 부산시의회 등과 논의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권리와 책임의식을 기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내 공교육만으로는 ‘실생활 정치’를 배우기 힘들고, 스웨덴 등 민주주의가 발달한 국가들에선 이미 시민교육이 교내 교육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줬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월 교육부에 민주시민교육과가 생긴 이후 지자체와 교육청 차원의 조례가 잇따라 제정됐다. 부산에서는 시의 수탁을 받은 부산민시넷이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 지원 ▷찾아가는 민주시민 교육 ▷사회적 공론화 사업 등 8개 분야를 통해 시민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주로 환경이나 여성·노동, 지역공동체 활동, 선거제도와 정치 등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를 주제로 삼았다. ‘찾아가는 민주시민 교육’의 경우 2021년 59회, 지난해 76회 시행됐다. 사회적 공론화 사업 또한 3대 국민봉사단체 등 이른바 보수 단체들과도 원탁 회의 등을 통한 협업으로 진행됐다.

민간위탁 사업 종료는 시 민간위탁관리위원회의 판단 때문이다.
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 사업을 위탁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뒤 이를 시 주무부서인 청년산학국에 통보했다. 사업 일부가 시의 다른 부서와 겹치고, 사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는 점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애초 주무부서는 민간위탁을 연장할 방침이었지만, 위원회가 제동을 걸어 사업 추진 계획을 바꿨다.

사업 확장과 내실화를 준비하던 부산민시넷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부산민시넷 구수경 운영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시가 중장기 로드맵 구축 등의 계획을 주문해 부산시민교육센터를 발족하는 등 외연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민간위탁을 하지 않겠다고 알려왔다. 지난 3년간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역량을 쌓아왔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중단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1월 민주시민교육팀을 없앴다. 울산시도 최근 민주시민교육 조례안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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