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아이들 데리고 불안해서 어찌 사나…입주 포기도 고민”

양산 사송에도 ‘철근 누락’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2023.07.31 19:57
- 내년 입주 임대아파트 72개 빼
- 입주예정자 날벼락…분통 터트려
- “LH만 믿고 계약했는데 배신감”
- 7개 빠진 분양아파트 대응 예고

- “검단 붕괴사고 LH 전관특혜 탓”
- 경실련, 감사원에 감사 청구

국토교통부가 ‘철근 누락’ 아파트로 지목한 경남 양산 동면 사송신도시의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곧 이사할 아파트가 ‘순살 아파트’라는 소식을 듣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신혼부부는 아이 안전을 걱정하며 입주 포기를 고민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개한 철근 누락 LH 아파트 중 한 곳인 경남 양산 사송신도시의 한 아파트.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사송 A-2 분양 아파트(479가구)는 철근 650개 중 7개가 누락돼 시공 중인 곳으로 드러났다. 올해 12월 입주예정이라 골조공사도 끝나 보강공사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특히 아파트 입주 후 출산 계획을 짜며 꿈에 부풀었던 신혼부부들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입주를 앞둔 임신부 이모 씨는 “아파트에 입주한 후 얼마 안 있으면 아기가 태어난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순살 아파트’에 살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불안하다”며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정부나 LH가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를 감사원에 감사 청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또 다른 입주 예정자인 박모 씨는 “정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시행자여서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며 “철근은 건물 안전에 필수자재인데 이런 게 빠졌으니 입주해도 불안하다. 정부 발표보다 철근이 더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우려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사송신도시 2단계 A-8 블록의 임대 아파트(808 가구)는 241개 중 72개의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를 기다리는 정모 씨는 “정부 발표를 보고 분노가 치밀었다. 임대아파트라고 함부로 지어도 된다는 생각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게 아닌가 생각마저 든다. 매일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꿈에 부풀었는데 너무 실망스럽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산 사송신도시 입주민 단체인 사송신도시발전추진협의회는 사송 A-2 분양 아파트의 경우 기초공사가 끝나 철근 추가 시공이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 향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협의회 한 공동대표는 “국토부 발표를 보고 감리는 뭘 했는지 의문스럽다. 감리업체가 공공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감리를 소홀히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서민 아파트일수록 더욱 견고하게 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정식 대표단이 출범하면 일부 아파트의 철근 누락 문제를 주요 사안으로 다뤄 강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사송신도시 전체 사업준공이 안 돼 시가 관여할 여지가 없어 답답하다. LH와 협의해 최대한 보강공사 등 안전대책이 강구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은 LH의 ‘전관특혜’라며 이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단 아파트) 공사의 설계·감리를 맡은 업체가 LH 전관 영업업체”라며 “국토교통부는 설계·감리·시공업자를 비난만 할 뿐 원인으로 충분히 지목될 수 있는 전관특혜 문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LH 출신을 영입한 건설업체들이 그간 사업 수주 과정에서 혜택을 받았고 LH가 이들의 부실한 업무 처리를 방치하면서 붕괴 사고까지 발생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이에 LH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실련의 공익감사 청구를 적극 수용하고 감사원 조사에도 협조하겠다”며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관련기사
국제신문 뉴스레터
당신의 워라밸 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