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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에 아이·부모 ‘행복家득’

빈곤아동 주거개선 결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2021.09.14 22:31

- 초록우산-본사 공동 기획
- 496세대·10억8865만 원
- 집 개보수·보증금 등 지원

- 2년간 주거환경 크게 개선
- 부모와 함께 방 쓰는 세대
- 42→ 21세대 절반이상 ‘뚝’

이사오기 전 은수는 엄마 아빠 할머니 삼촌과 함께 보증금 200만 원, 월세 10만 원짜리 노후 주택에 살았다. 1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고지대의 10평 남짓한 방 두 칸짜리 집이었다. 화장실도 집 밖에 있었다. 안전 문제는 더 심각했다. 집 전체가 기울고, 외벽은 갈라진 상태였다. 곰팡이와 벌레는 기본이고, 비가 오면 붕괴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집 개보수 대신 이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보증금 1000만 원을 지원해 월세 20만 원인 현재 집으로 옮겼다. 은수는 아직 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지내지만, 이전에 비하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은수는 “비가 와도 무너질 걱정이 없잖아요! 화장실도 안에 있고, 공부할 책상도 생겼고요”라며 씩씩하게 말했다.

국제신문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공동 기획한 ‘10대의 빈곤’시리즈를 계기로 빈곤 아동의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2021년 아동의 주거와 삶의 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 9월 국제신문과 공동으로 진행한 ‘10대의 빈곤’ 기획 이후 약 2년간 진행된 아동 주거 지원 사업의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이 기간 어린이재단은 496세대를 지원했다. 총 10억8865만 원을 들여 집을 개보수하고, 보증금과 월세 등도 지원했다. 어린이재단은 전체 지원 세대 중 94세대를 선정해 보호자와 아동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으며,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했던 가구 등 10곳을 선정해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먼저 아이들의 주거 면적이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기본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면적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세대는 주거 지원 전 18곳이었지만, 사업 후에는 6세대로 12세대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방 개수도 주거 지원 사업 전에는 1개(15.9%), 2개(53.2%), 3개(27.6%)에서 1개(5.3%), 2개(37.2%), 3개(50.0%)로 개선됐다. 집 면적은 평균 16.2평에서 19.6평으로 3평 이상 넓어졌다.

6세 이상 아동이 부모와 함께 방을 쓰는 세대도 42세대에서 21세대로 절반 이상 줄었다. 8세 이상 이성 자녀가 함께 방을 쓰는 비율도 15세대에서 6세대로 크게 감소했다. 부모 A 씨는 “아이와 한방에서 생활하다 보니 부딪히고 싸울 때가 많다. 지금은 아이만의 공간이 생겨 갈등도 줄었다. 이제 자기 방에서 안 나온다”며 웃었다.

부산아동옹호센터 박정연 소장은 “이번 조사는 주거 지원 서비스와 아동발달 간의 인과 관계를 통계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연구가 아동 주거 빈곤과 관련한 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아동 주거 지원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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