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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나누다 3 <6> 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

고난 경험한 창업선배, 될성부른 벤처 든든한 멘토 되다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 2021.08.01 19:37

  
- 21살에 전자태그 주류유통회사 도전
- 수많은 난관 부딪히며 노하우 쌓아
- 부산 1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 10년간 펀드 유치하고 컨설팅 역할

- 최근 서울 신촌에 오피스 UCU 설립
- 출장 오는 지역CEO 위한 공간 운영

- “부산은 창업기업·인재 저평가된 도시
- 시작이 겁나면 간접경험부터 쌓아라”

코로나19는 평범한 일상을 ‘이상’으로 바꿨다. 기업과 구직자도 마찬가지.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15~29세 청년 85만9000명이 ‘취업시험 준비자’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치다. 채용 절차의 변화는 ‘경력 0년’ 청년들에게 또 다른 난관. 많은 기업이 신입 정기에서 경력 수시로 바꾸고 있기 때문.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경력을 어디서 쌓느냐’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대사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취업문이 높아지자 청년들은 창업에 눈을 돌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60.1%가 업력 3년 이하. 창업자는 ‘데스밸리’도 넘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나 판로 개척의 어려움 때문에 스타트업의 38%만 창업 3년을 넘겨 생존(2013년 기준)한다. 스타트업을 10년간 뒷받침하고 있는 ‘스타트업’인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42)대표가 주목받는 이유다. 부산 1호 액셀러레이터인 강 대표는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 펀드 유치는 물론 컨설팅도 제공하는 멘토. 지난 10년간 2000여 개의 스타트업을 만났다. 그는 ‘세상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가’를 제1의 투자 원칙으로 꼽았다.
부산 1호 액셀러레이터 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가 스타트업 투자와 보육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말하고 있다. 오찬영 PD
■첫 창업의 성공과 교훈

부산에서 태어난 강 대표는 홍익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세상이 불편해하는 것을 해결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21살에 주류 유통회사를 창업한 이유다. “지역의 특산주를 서울에서도 마실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지인과 함께 전자태그(RFID) 기반 물류유통회사를 설립했어요. 2005년 대기업 계열사에 매각해 수십억 원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됐습니다.” 설립 4년 만의 성과였다. “첫 창업에서 수많은 ‘고갈’과 마주쳤어요. 삼성이나 현대 같은 브랜드 파워나 고객 신뢰가 아예 없었으니까요. 그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난과 부딪히면서 많은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강 대표는 젊은 나이에 엑시트 한 경험을 살려 싱가포르의 한 금융회사에 취업했다. 2년간 그가 맡은 업무는 마켓 리서치. 인도·브라질처럼 신흥시장을 가리키는 이머징 마켓의 트렌드와 수요를 분석하는 일이었다.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숫자로 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제가 쓴 리포트 중에 통과된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다만 새로운 아이템이나 성장 가능성을 수치화해서 상대를 설득하는 법을 배운 것은 큰 성과였습니다.”

■지역 스타트업을 돕다

콜즈다이나믹스 설립 전인 2012년 예비창업자에게 자신의 창업 경험을 설명하는 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 콜즈다이나믹스 제공
싱가포르 생활은 2년 만에 접었다.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가 터지며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기 때문. 강 대표는 가업이던 레미콘 사업이 부침을 겪자 부산으로 돌아왔다. 그때 지역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자주 만났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여러 가지 조언을 하자 ‘상담’을 요청하는 줄이 점점 길어졌다. 최대 중심가인 서면의 카페 하나를 빌려야 했을 정도. 이때 강 대표는 액셀러레이터가 되자고 결심했다. 자본이 부족한 창업 기업에 최초 투자와 컨설팅을 한 뒤 성과가 나타나면 정부와 벤처케피털(VC)의 후속 투자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다.

“처음에는 사기꾼 취급을 받았어요. 2010년대 초반은 ‘스타트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한 시기였거든요. 액셀러레이터도 전국에 몇 명 없었을 때니 ‘먹튀’ 아니냐는 의심 받기 딱 좋았죠.” 강 대표는 콜즈다이나믹스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는 것부터 다시 출발했다. 액셀러레이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와이 콤비네이터’에서 영감을 얻었다. “‘실리콘밸리의 와이 콤비네이터와 같은 일을 한다고 설명하면 사람들이 그때서야 ‘액셀러레이터가 뭔가요?’라고 질문하더군요. 그럴 듯한 뜬구름보다 구체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11년부터 창업자 멘토링을 진행한 강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청년사업가와 만나 함께 성장했다. 전자계약 시장을 개척한 ‘모두싸인’과 장애인 재택근무 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브이드림’이 강 대표와 협업해 경쟁력을 확보한 대표적 기업. 부산 최초이자 최장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부스타락셀’ 역시 콜즈다이나믹스의 프로그램이다. “부산은 저평가된 도시입니다. 창업기업이나 인재들의 능력이 그래요. 투자의 관점에서 ‘저평가 우량주’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어반크리에이터스유닛(UCU)의 공간 사진. 왼쪽부터 오피스, 라운지 모습. 콜즈다이나믹스 제공
■도전하는 자의 옆으로 가라

강 대표는 2015년 방문한 중국 베이징 중관촌(中關村)의 ‘차고카페’에서 큰 영감을 얻는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이 20위안(3500원)짜리 커피 하나를 손에 들고 몇 시간째 열띤 토론을 하는 풍경이 신선했다. 그가 서울 신촌 부근에 어반크리에이터스유닛(UCU)를 설립한 이유다. UCU는 창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라운지부터 식당과 주거공간까지 19층짜리 한 건물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남권 1호 액셀러레이터가 서울로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에서 성장한 기업 중 상당수가 서울에 분점을 만들어요. 업무 때문에 서울 출장이 자주 있는데 숙박비가 비싸기도 하죠.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공간입니다. 따로 이용했을 때 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설계했어요. 이곳 이용자의 90% 가까이가 부산·울산·광주 등 지역 출신입니다. 비수도권에 분점을 내는 수도권 기업을 위해 UCU 2호점 설립도 계획 중입니다.”

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창업 아이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도 고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이 없으면 실패한다는 의미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 곁으로 가라’는 말이 있어요. 당장 창업이 겁나면 창업에 성공한 기업이나 개인의 파트너로 일하면서 ‘간접 경험’을 축적하면 됩니다. 심리적 허들이 낮아지고 ‘성장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다시 창업에 도전하면 됩니다.”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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