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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찰서류 오탈자에 잇단 시정 요구…수사권 조정 트집?

경찰청, 대검에 문제 제기하고 담당 검사 통화로 해결키로 협의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2021.01.21 20:15
- “지휘권 없어진 뒤 실무적 혼선”
- 일각선 “딴지 걸려는 심리” 해석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경찰의 사건 송치서 상의 단순한 오탈자를 이유로 한 시정 조치 요구가 잦다며 경찰청이 대검찰청에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실무적인 혼선에 따른 시행착오라는 시각도 있지만, 경찰 수사에 딴지를 거는 ‘트집잡기’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찰청은 각 지역 수사과에 검찰의 시정 조치·보완 수사 요청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다. 여기에는 지난 1일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된 사건 중 송치서에 단순한 오기나 오탈자를 이유로 검찰이 시정 조치나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일이 잦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청은 수사의 본질에서 벗어난 사안을 이유로 시정 조치 등을 요청하는 건 부당하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이 사안을 놓고 협의에 나섰다.

지난 19일 경찰청은 대검과의 협의 결과를 전달했다. 표현상 오기나 문장 전달력의 부족 등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나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일이 없이 담당 검사와 유선 통화로 해결하도록 합의했다는 취지였다.

갈등은 봉합됐지만, 검찰의 시정 조치 요구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시행착오’냐 ‘트집 잡기’냐를 두고 견해가 분분하다.

검찰의 시행착오라고 보는 시각은 검·경 수사권 분리가 단행된 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지난해까지 검찰은 사건 수사에 있어 경찰에 ‘지휘’를 내리는 입장이었다. 경찰이 사건의 기소·불기소를 두고 어떤 의견을 덧붙여 송치하든 검찰의 판단에 따라 보완 여부가 결정됐다. 그러나 수사권이 조정되면서부터 검찰은 경찰에 사건을 지휘하는 게 아니라 필요 사안을 ‘요청’하게 됐다. 예전처럼 검찰이 임의로 송치서의 기재 사안을 변경 또는 보완해도 되는지에 대해 혼선이 생겼다는 해석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에 일어나는 실무적 문제로 보인다. 과거라면 수사 지휘를 통해 사안을 조율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떤 방법으로 경미한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지를 검사들 자신도 잘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에 딴지를 걸 목적으로 사소한 트집을 잡고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부산지역 일선서 수사과 관계자는 “오랫동안 쥐고 있던 수사권 일부를 경찰에 넘겨주게 됐으니, 건수마다 트집을 잡아 문제화시키고 싶어 하는 심리 아닌가. 수사권 조정의 큰 흐름을 뒤집지 못하니 이 같은 유치한 행태를 보이는 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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