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승용차에 부딪힌 뒤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위로금을 요구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26일 골목길에서 일부러 승용차에 부딪힌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합의금과 위로금을 받은 혐의(상습사기)로 60대 남성 A 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차량이 많지 않은 주택가 골목길에서 승용차에 접촉해 모두 11차례에 걸쳐 운전자에게 사고로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109만 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운전자를 속이기 위해 상주처럼 옷을 차려입었을 뿐 아니라, 겉면에 ‘사망진단서’라고 쓴 봉투를 들고다니며 피해자들에게 보여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A 씨는 범행 과정에서 다칠 것을 예방하고자 실리콘으로 만든 보호장치를 오른팔에 끼고 범행을 저질렀다. 그의 범행은 A 씨에게 속은 운전자가 뺑소니 신고를 걱정해 경찰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A 씨에게 피해를 본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피해를 입은 이들은 남부경찰서 교통사고 수사팀으로 연락 바란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