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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갈등 반복…취수지 지원법·기금 등 대타협 카드 절실

낙동강 통합물관리 해법은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2020.08.05 22:23
- 농업용수 고갈·규제강화 이유로
- 합천·창녕지역 반발 여론 거세
- 주민 설득할 실질 보상책이 관건

- 환경단체 요구한 보·수문 개방
- 용역보고서 수질 개선안서 빠져
- 부산시 등 관련 입장 표명해야

5일로 예정됐던 환경부의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마련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전격 취소되면서 향후 추진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과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오후 환경부가 마련한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연구용역’중간보고회가 열린 경남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합천군민 300여 명이 황강 취수 계획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민용 기자
■관건은 지자체 설득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낙동강 하류 식수 다변화 문제가 30년 가까이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은 취수원으로 지목된 지자체가 매번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취수원으로 최소한 한 번은 거론됐던 합천댐 남강댐 강변여과수 등이 위치한 경남 합천 진주 창녕 등지에서는 계획이 밝혀질 때마다 크게 반대했다. 농업용수 고갈, 상수원 보호에 따른 규제 강화 등이 그 이유였다. 이에 더해 갈등을 풀어야 할 경남도와 부산시의 협상도 지지부진하면서 낙동강 식수원 다변화는 논의 때마다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같은 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영남권 5곳 시장·도지사가 낙동강 유역 상생발전 협약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변성완 부산시장권한대행, 권영진 대구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경남도 제공
이 같은 상황은 이번에도 재연됐다. 중간 용역보고 결과가 공개되자 취수원으로 지목된 합천과 창녕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1996년과 2004년에 이어 또 한 번 취수원으로 지목된 합천은 ‘취수장반대추진위’까지 구성해 용역보고회가 열린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용역 결과의 실현 여부는 취수원이 위치한 지자체를 어떻게 설득하는가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지역의 물이 안전하지 못하니 깨끗한 물을 제공해 달라’는 온정주의에 기대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해당 지역 주민의 우려를 걷어내고, 취수원을 제공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지난달 3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지역 주민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인근 시·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 중에서는 ‘낙동강 수계 물관리 및 주민 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미래통합당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하고, 15명의 부산지역 미래통합당 의원이 모두 참여한 개정안에는 물이용부담금을 활용해 신규 취수시설 개발에 필요한 사업 및 주변 지역주민 지원사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02~2018년 납부된 낙동강수계 물이용부담금 3조854억 원 중 61%가 넘는 1조8965억 원이 하수관련 사업에 쓰인 점을 개선, 신규 취수원 발굴과 지원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부산과 대구, 울산 등 물을 받는 입장에 있는 지자체는 별도로 대책을 마련 중이다. 각 지자체가 일정 부분 출연해 상생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취수원이 위치한 지자체에 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송양호 물정책국장은 “물이용부담금을 활용하는 법률 개정안과 별도로 식수 공여 지자체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인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본류 수질부터

지자체를 설득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당장 5일 보고회 파행에서도 나타났듯 환경단체가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중간보고회장을 찾은 낙동강권역 환경단체 모임인 낙동강네트워크는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이 없는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은 낙동강 포기선언”이라며 보고회 개최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은 낙동강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을 통해 유해 녹조를 저감하고, 낙동강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역보고서에선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 방안으로 ▷영주댐 상류, 창녕함안보 등 비점오염원이 증가하는 지류를 대상으로 저감시설 설치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기준을 적용한 통합허가제 조기 도입 ▷경북 구미 하수처리장과 대구 성서산단 시설에 무단폐수무방류시스템 도입 검토 ▷경북 금호강과 경남 남강에 TOC(총유기탄소로 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 수질총량제도 시범 도입 등이 담겼다. 그러나 보 개방과 관련한 언급은 없다. 이날 환경부는 5곳 시장·도지사를 상대로 신규 취수원으로 지목된 지역에 있는 창녕보와 합천보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는 “낙동강 하류에 있는 부산이 나서서 본류의 수질은 포기할 수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보 개방과 함께 녹조 문제도 해결해 달라는 의지를 부산시가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파행된 용역중간보고회를 조만간 비대면 온라인 방식 보고회로 대체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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