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일주일 전 폭우에 지하차도가 침수된 원인을 규명하는 현장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가 지난 23일 부산 지역에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해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3명이 숨진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감사에 나섰다.

행안부는 31일 부산시에 안전감찰팀 소속 공무원 6명을 보내 참사가 일어난 초량 제1지하차도 관련 재난 대응 실태 감사에 착수했고 밝혔다.

감사팀은 지난 23일 오후 8시 부산에 호우경보가 발효됐음에도 초량 제1지하차도의 차량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초량 제1지하차도에 있는 배수펌프 3개가 제대로 작동을 했는지 여부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측의 사고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감사 대상이다.

이들은 이날 부산시청 23층에 상설 감사장을 꾸리고 부산시, 동구청, 부산소방재난본부, 중부소방서 관계자 등을 상대로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 기간은 대략 일주일 정도로 알려졌으나, 감사팀의 판단에 따라 연장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는 위험도와 기상특보에 따라 침수 우려가 있는 전국 145개 지하차도를 통제하는 지침을 내려보냈다.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사고가 난 초량 제1지하차도는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지자체가 통제하는 위험 3등급 도로였으나, 동구청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14년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 침수로 2명이 숨진 이후 동구청은 초량 제1·제2 등 관내 지하차도 3곳의 관리 매뉴얼 제작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동구청이 만든 매뉴얼을 확보했으며, 동구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전날 오후 7시께 부산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과 중부소방서를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소방본부 종합상황실과 중부소방서에서 119 무전 녹음, 구조상황 보고서, 공동대응 접수 신고 내용 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부산에 시간당 8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난 23일 오후 10시 18분께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불어난 물에 차량 7대가 순식간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