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 “방문객 늘어 악영향”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지리산 성삼재까지 운행할 우등 버스 노선 인가가 논란을 빚고 있다.

함양지리산고속은 국토교통부와 경남도로부터 노선변경 인가를 받아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해 함양과 전북 남원군 인월을 거쳐 지리산 성삼재를 왕복하는 심야 우등 버스를 오는 24일부터 운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우등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금·토요일 오후 11시 50분에 출발하고, 지리산 성삼재에서는 토·일요일 오후 5시 10분 출발한다. 이 노선은 24일 첫 운행을 시작한 후 이용객 상황을 봐가며 평일 운행이나 증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운행시간을 한밤으로 한 것은 지리산 종주를 하려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운행요금은 주간 우등이 3만4400원, 심야 우등이 3만7800원이고 소요 시간은 4시간이다.

이 버스 운행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까지 올라가는 정기 노선버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성삼재는 해발 1102m다.하지만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이하 지리산사람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토교통부는 지리산국립공원 훼손을 부추기는 서울~성삼재 버스 정기노선 인가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삼재 도로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지리산의 목재를 수탈하기 위해 만든 길이었다. 한국전쟁 전후에는 빨치산 토벌 명목의 군사작전 도로가 되었고 지난 1988년 외국인들이 편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확·포장했다”고 말했다. 또 “도로가 포장된 지리산 탐방객수는 2배 이상 늘었고 노고단을 오르는 사람도 7배 증가했다“며 ”수많은 차량이 붐벼도 머무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 돼버려 지역사회에 경제적 손실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리산사람들은 “국토부의 이번 결정이 수도권 거주자들의 지리산 접근 편의성만 고려한 결과다”며 “성삼재 도로의 위험성, 국립공원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했다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남도와 전남 구례군도 음식업, 숙박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형버스 안전사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