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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축제 ‘0’…공연업계 줄폐업 위기

코로나 여파 부산 30곳 매출, 작년 270억 → 올들어 17억
록페·바다축제까지 취소돼…지역 공연 인프라 붕괴 직면 “지자체 차원 대책 시급”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2020.06.29 22:11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개최되던 지역축제가 모두 취소되면서 관련 업체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코로나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 되는 등 지역의 공연 인프라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부산공연문화기술협회에 따르면 소속 업체 30곳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7억 원으로, 지난해 총 매출액 270억 원의 6% 수준에 그쳤다. 이 금액은 지난해 행사 미수금을 받아 기록한 회계상의 수입일 뿐 실제 올해 매출은 ‘0’에 가깝다. 회원사들은 음향·무대 장비를 설치하는 업체로 지역축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간 부산시와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축제는 40여 개로, 민간과 울산·경남지역 행사까지 합하면 회원사들은 최대 100개의 행사를 치러 왔다. 회원사들의 상시 근로자는 250~300명이고 임시 근로자를 합하면 약 1000명이다.

업체들은 하반기에 축제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장비를 팔거나 각종 대출로 겨우 버텨왔지만 최근 부산의 대표 축제인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부산바다축제까지 모두 취소(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4면 보도)되면서 더는 버틸 여력이 없게 됐다. 기초지자체에서도 그간 미뤄오던 축제·행사 상당수를 취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축제가 취소되고 돈줄이 막히자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음향 장비 설치업체인 A사가 최근 부도처리돼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수도권 최대 규모 업체와 M&A를 하기로 했지만 지난 2월부터 축제 취소로 기업 재무구조가 악화해 무산됐다. A사 김모 대표는 “25명의 직원에게 장비를 팔아 월급을 지급해 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는 A사를 시작으로 줄폐업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창훈 부산공연문화기술협회장은 “연간 매출액 20억~30억 원 규모인 회사가 벌이 없이 1년을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며 “천재지변급의 재난인 만큼 부산의 공연 문화 인프라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자체가 최소한의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시 이병석 관광진흥과장은 “현재로서는 축제 관련 업체를 지원할 방안이 없다. 축제가 취소돼 사용되지 못한 예산은 여행사나 숙박업체 등을 지원하는 등 관광활성화 용도로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혹은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축제를 열고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서 도시 브랜드를 홍보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부산의 한 관광학과 교수는 “충남 보령시는 다음 달 장비나 음향기기 등을 설치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머드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부산도 K팝 스타들과 지역관광지를 결합한 행사를 유튜브로 공개하면 안전한 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공연 인프라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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