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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라진 파라솔·물놀이…상인들 “한산해도, 빽빽해도 걱정”

해수욕장 ‘안전 개장’ 첫날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2020.06.01 22:01
- 단체방문 자제 등 방역지침 쓴
- 현수막·안내문 백사장 곳곳에
- 해운대 7876명·송정 1039명
- 방문객 작년의 10분의 1 안돼
- 인근 상권 기대감·우려 교차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부산 해운대·송정해수욕장이 1일 사상 첫 ‘안전개장’을 단행했다. 개장 첫날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과 이곳 상권을 지키는 상인 사이에는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했다.
1일 ‘안전개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windstorm@kookje.co.kr
1일 낮 해운대해수욕장. 구름이 다소 끼었지만 기온은 섭씨 24도를 기록했다. 구름 사이로 조금씩 햇빛이 내비치며 초여름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해변의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 당장 눈에 띈 건 파라솔이 없어 텅 비어 보이는 백사장의 모습이다. 해수욕장에 배치된 안전요원도 드문드문 보였다.

해운대구는 안전개장 기간인 6월 한 달간 해수욕장에 파라솔·튜브 등 접객 시설은 두지 않고, 입욕 가능 구간도 제한(관광안내소~이벤트 광장 앞 300m)하기로 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 및 방역 지침을 안내하는 현수막과 안내판도 곳곳에 세워졌다.

백사장 전체는 한산했다. 방문객 대부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낀 채 사진을 찍었고, 일부 어린이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놀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해수욕장을 찾았다는 대학생 서모(남·24) 씨는 “물놀이보다는 탁 트인 공간에서 산책하고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해수욕장에 왔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휴가를 얻어 자녀와 함께 부산에 왔다는 최모(여·37) 씨는 “딸들이 하도 졸라 바닷가로 왔다. 개장 첫날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며 “7, 8월 성수기에는 해운대를 포함해 어떤 해수욕장에서도 물놀이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물놀이하는 자녀에게 “얼굴을 물에 담그거나 물을 삼키지 말라”고 연신 단속했다.

일대 상권은 기대와 우려 속에 이번 안전개장을 지켜본다. 아쿠아리움 건너편 한 카페 주인은 “안전개장이라도 이뤄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상인이 많다. 하지만 자칫 이 기간 확진자가 방문하게 되면 여름 한철 장사를 속절없이 망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해수욕장 단체 방문 자제 ▷중·소 해수욕장 이용 권고 등 지침을 밝힌 것도 상인에겐 부담이다. 해운대구가 자체적으로 방문객 밀집도를 관리하는 계획을 추진한다지만, 실효성을 띨 거라는 기대감은 낮았다.

서핑 명소인 송정해수욕장에서도 이날 해수욕객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서퍼들의 발걸음은 다시 이어지는 분위기다. 송정서핑학교 서미희 교장은 “지난달 중순 이후 송정을 찾는 서퍼들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 이상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 오전에도 학생 20여 명이 다녀갔다”며 “방역지침을 지켜 서핑 일번지 명성을 되찾는 데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안전개장 기간 추이를 지켜본 뒤 해수욕장협의회에서 7, 8월 해수욕장 운영 방향을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정상 개장할 방침인데,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수욕장 개장이 그간 지켜져온 K방역을 망칠 수도 있다”며 올해 개장에 반대한다는 청원이 등장했다. 개장 첫날인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에는 7876명(지난해 6만2769명), 송정해수욕장에는 1039명(1만7105명)이 방문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전국 267개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것과 관련해 방역지침을 확정, 발표했다. 지침을 보면 관리사무소 등 해수욕장 내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에는 발열 검사, 손 소독, 방문기록 작성 등을 이행해야 한다. 또 백사장 차양시설은 2m 간격으로 설치하고, 샤워장은 한 칸 떨어져 사용하며, 코 풀기·침 뱉기 등은 자제해야 한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지자체는 ‘해수욕장 코로나19 대응반’을 구성, 방역 상황을 매일 점검할 계획이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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