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의원 “일자리 소개 차원” 해명

경남 고성군이 발주한 경로당 신축 관급공사에 군의원이 위장 하도급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고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동해면 전도마을 범바위경로당 신축공사를 발주, 경쟁입찰을 통해 1억 800만 원을 써낸 A종합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실제 시공은 통영의 인테리어업체가 공사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의 당직자와 고성군의회 B의원이 개입했다. 통영 인테리어업체는 국회의원 사무실 여직원의 남편인 C씨가 운영하고 있던 업체였다.

사무실 당직자는 B의원에게 C씨가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부탁했고, B의원은 A종합건설로부터 사실상 하청받아 C씨에게 공사를 넘겼다. C씨는 지난해 11월께 당직자를 통해 B의원을 만나 8800만 원에 공사를 하도급받았다. A종합건설에서 B의원, 다시 C씨를 거치는 과정에서 1억 800만 원이던 공사금액이 8800만 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C씨는 공사 계약서를 A종합건설이 아닌 B 의원이 군의원 당선 전까지 운영했던 건설자재업체와 썼다. 문제는 지난 1월 공사 대금 정산과정에서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한 C씨가 발주처인 고성군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C씨는 추가로 시공한 마당 콘크리트와 싱크대 설치 등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 금액 1400여만 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1400여만 원을 집행한 상태였다.

공사비 부족은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 신축된 경로당의 문짝 등 일부 자재는 중고제품으로 시공됐다. 경로당은 현재 사용승인을 위한 추가 보강공사를 남겨두고 있다. B의원은 “당직자의 부탁을 받고 C씨를 만나 일거리를 소개시켜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C씨는 “공사대금은 다 받았다.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B의원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