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기본소득, 우리도 주고 싶지만…” 재정 빈약 지자체 속앓이

부산 16개구·군 중 8곳 지급 결정
김미희 김진룡 임동우 최지수 기자 | 2020.03.30 22:33
- 연제·동래·중구, 아직 확정 못해
- 강서·사하구, 선별 지급 검토 중
- 북·영도구, 재원 없어 지급 난색
- “재정 불균형 심각… 보완 촉구”

부산 기장군과 부산진·동·수영·남·해운대·사상구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자 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주기로(국제신문 지난 30일 자 6면 보도 등) 한 데 이어 서구도 지원금 지급 행렬에 동참했다. 부산지역 16개 기초지자체 중 절반인 8곳이 정부 긴급생활지원금과는 별도의 구·군 자체 지급을 결정했지만 나머지 구는 지원을 여전히 검토 중이거나 재원 부족을 이유로 여력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 해당 지역구 주민의 불만이 커진다.

부산 서구는 모든 구민 11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다고 30일 밝혔다. 구는 예비비, 행사성 경비 등을 최대한 절감해 긴급지원금 55억 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재난기본소득 지원금은 다음 달 안으로 동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오는 5월께 지급된다.

연제구와 동래구, 중구는 아직 지급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연제구는 구민 21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 원 상당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래구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고민한다. 구청장이 공석 상태인 중구는 다음 달 15일 중구청장 재선거 이후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지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강서구와 사하구는 전 주민에게 주는 ‘재난기본소득’이 아닌, 선별해 일부에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방식을 고민한다. 노기태 강서구청장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구민을 상대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액수와 지급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하구 관계자도 “현재 가용 재원은 없지만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소득하위 70%의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 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발굴해 지원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금정구는 재난기본소득이나 긴급재난지원금 대신 일자리 창출에 포커스를 맞춘다. 우선 예비비 20억 원을 들여 방역 업무 등에 실직자를 배치하고, 추가경정예산으로 8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 일자리를 만들어 주민을 지원할 계획이다.

북구와 영도구는 지급에 난색을 표했다. 북구는 부산지역 기초단체 중 재정자주도가 최하위(29.2%)여서 재정 부족을 호소한다. 재정자주도란 전체 세입에서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편성·집행할 수 있는 재원 비율을 말하는데 재정자주도가 높을수록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좋음을 의미한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검토했지만 재원 마련 방안이 없고, 현금 지원에 대해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민도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영도구청장도 “구민을 대상으로 5만 원씩 지급하려면 60억 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데 당장은 지급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구·군별로 지급 기준이 다르다 보니 지원받지 못하는 지자체 주민은 “세금은 똑같이 내는데 왜 우리만 대상이 안 되냐”며 반발한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자체별로 재정 상황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지역 간 갈등까지 유발된다”고 우려했다.

김미희 김진룡 임동우 최지수 기자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관련기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원준의 음식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