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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발굴하다 덮은 구산동 고인돌(세계 최대 추정) 논란 재연

국가사적 승격 김해시 세미나서 당시 문화재청 간부 발언 후폭풍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2020.02.16 20:07
- “택지 개발 불가피한 상황 작용”

11년 전 세계 최대로 추정되는 경남 김해 고인돌(사진)을 발굴하다 덮은 문제를 놓고 때아닌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당시 택지개발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본격적인 발굴 대신 서둘러 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해시는 구산동 지석묘(고인돌, 도기념물 제280호)의 국가사적 승격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키로 했다. 2008년 대단위 택지개발을 추진하다 우연히 발굴된 세계 최대 고인돌을 시 대표 관광자산으로 활용하고, 연내 정밀 발굴작업을 마친 뒤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하겠다는 것. 고인돌 아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묘역과 부장품 발굴이 핵심이다.

당시 50t에 달하는 고인돌을 들어 올리고 발굴해야 하지만 장비가 없어 흙으로 덮고 후대에 발굴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김해시가 연 세미나에서 당시 발굴에 참여했던 문화재청 간부 출신 A 씨(퇴임)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해묵은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당시 A 씨는 “고인돌은 규모 면에서 대단한 발굴이었지만 즉각 발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불가피한 상황도 작용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

확인 결과 고인돌이 발굴된 2003~2008년 해당 지역에서는 경남도 산하 경남개발공사가 구산지구도시개발사업(17만㎡)을 진행 중이었다. 사업비 74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 시행자는 경남도였다.

A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시 고인돌은 특수장비로도 들어 올릴 수 없어 돌 아래 묘역 발굴이 불가능했다”며 “문화재청 현장지도위원회에서 발굴을 후대로 미루기로 했고 문화재청이 수용했다”고 말했다. 추후 발굴을 위해 고인돌을 흙으로 덮고 관련 부지를 김해시에 기부채납했다는 것.

이어 그는 “또한 당시 개발공사 측에서 택지 사업이 많이 진척됐는데 주변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20층짜리 아파트가 5층으로 지어져야 해 사업성이 없어질 수 밖에 없었다. 시민에게 택지공급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주변부는 200m 범위 내에서 높이제한 등 건축 규제가 이뤄진다는 것.

지역 NGO 활동을 하는 B 씨 등은 “이유야 어떻든 당시 타협이 이뤄진 결과로 추정된다”며 “가치가 높았다면 즉각 발굴작업을 마쳐야 했었다. 김해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인돌 사적지가 장시간 사장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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