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기슭인 경남 산청군 삼장면 홍계리에 있는 반백 년이 넘은 사과나무에 사과가 가득 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수령 52년 된 이 사과나무는 둘레가 1m30cm에 수관 너비가 13m에 달해 성인 한 명이 두 팔로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크다. 부사 품종인 이 사과나무는 한 해 사과 1000개 이상을 수확해 150만 원 상당의 수익도 올리고 있다. 이 사과나무는 개심형으로 재배됐다. 개심형은 중심이 비도록 만든 나무의 형태로 원줄기를 극히 단축시키고 짧은 원줄기 위에 수개의 원가지를 사방으로 고르게 배치하여 겉모습을 마치 술잔 모양으로 만드는 과수의 정지형태다.

이 사과나무는 농장 대표 서성덕(67) 씨가 어릴 때 삼장면 유덕골에서 길러오다 20여 년 전 지금의 홍계리로 농장을 옮기면서 20그루의 사과나무와 함께 가져와 재배해 왔다.

서 대표는 “예전 방식인 개심형 과수원이 사라지고 신식(밀식) 과수원이 늘어나고 있다. 각 방식이 주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심형 재배법은 뿌리가 깊게 내리기 때문에 자연재해와 이상기온의 영향을 덜 받고 특히 맛이 좋다. 앞으로도 옛 방식의 재배법을 잘 지켜 산청 사과 재배 역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계 사과는 해발 700m 산비탈에서 재배되는 등 기온 차가 큰 환경요인 때문에 다른 고장의 사과에 비해 깊은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꿀 사과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