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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청구 급증…민원 안들어준다고 100차례 요구도

시행 21년 공공기관 견제 제도
임동우 기자 | 2019.12.08 19:50
- 부산시 올 6000건… 4년 새 2배
- 괴롭히기성 반복 업무 요구 등
- 사적 용도로 악용 사례도 늘어
- “규제 필요”vs“알권리 침해 우려”

올해로 시행 21년을 맞는 정보공개청구 제도가 ‘공공기관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한 상시적인 감시·견제’라는 원 목적 대신 사적인 용도로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논란을 빚는다. 공공기관은 폭증하는 정보공개청구 업무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시민 알 권리 제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부산시는 올 10월까지 모두 5537건의 정보공개청구를 접수했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올해 말이면 청구 건수가 6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2015년 2977건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시와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정보공개청구 총건수는 2015년 2만4161건에서 올해(10월까지) 3만4180건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1998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되면서 시행된 정보공개청구는 2004년 법 개정으로 온라인 청구가 시작되며 크게 활성화됐다.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지만, 손쉬운 정보공개청구가 가능해지면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부산 기장군에서는 한 주민이 자신의 민원을 군이 들어주지 않자 지금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으로 정보공개청구를 반복하고 있다.

시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교통공사도 고충을 호소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특정 업체가 제안하는 사업을 거절하자 업체 관계자가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각종 사안에 관해 정보공개를 청구한다”며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면 담당자에게 전화해 폭언과 욕설을 일삼는다”고 말했다.

학교 과제 작성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대학생이 있는가 하면 일부 시민은 개인적인 호기심 충족을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매년 정보공개 청구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자 부산시와 구·군은 업무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부산진구는 지난달 초 무분별한 정보공개청구에 대응하고자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구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는 당연히 보장돼야 하나 현행법은 악의적 청구를 막을 방법이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사적 용도로 이용돼 부작용이 적지 않지만, 정보공개청구 제도 정착이 불러온 긍정적 효과는 분명하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와 30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들 기관이 민간단체가 주는 상을 받고자 지난 5년간 시민 세금 93억 원을 쓴 것을 밝혀냈다. 경실련은 단체장 실적 홍보를 목적으로 세금을 낭비한 것을 비판하며 검찰 고발을 예고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공공기관이 요구하는 대책 마련이 시민 알 권리 제한으로 이어질까 우려한다. 알권리연구소 전진한 소장은 “악의적 청구를 핑계로 정보공개청구권을 제약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실련 안일규 의정·예산감시팀장은 “현행법으로는 불성실하게 정보를 공개해도 공공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오히려 이에 대한 처벌 조항 신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청구 업무가 폭증하면서 직원이 다른 일을 처리하지 못하거나 불성실한 정보공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보공개 부서를 전문화하고 담당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내년 초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정보공개청구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급증한 50개 지자체에 우선적으로 담당 인력을 1명씩 증원할 계획이다.

임동우 기자

부산시 16개 구·군 정보공개청구 접수 건수

지자체

2015년

2019년

부산시

2977

5537

부산진구

1540

2284

기장군

1503

2178

남구

1279

2016

해운대구

1622

2013

사하구

1374

1933

동래구

1378

1852

북구

1316

1804

수영구

1278

1768

연제구

1240

1729

강서구

1232

1723

금정구

1346

1660

사상구

1278

1599

서구

1288

1599

동구

1218

1543

중구

1186

1490

영도구

1106

1452

*2019년은 10월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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