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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매뉴얼 안 지킨 도박장 급습…외국인 1명 추락 사망

창원 빌라 3층 현장 단속 과정서 도주로 안 막고 에어매트 미설치
이종호 기자 | 2019.10.20 20:00
- 도박꾼 18명인데 경관 5명 출동
- 창밖 투신사고 불러… 1명도 중상
- 혼란 틈타 불법체류 2명 달아나

경찰이 불법도박이 벌어지는 경남 창원 한 빌라에 출동해 단속하는 과정에서 에어매트 설치, 도주로 확인 등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바람에 현장에서 달아나던 외국인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2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8일 새벽 4시15분 마산회원구 한 빌라에서 “외국인 40여 명이 도박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지구대 경찰관 2명과 형사 3명 등 5명을 현장에 급파해 이날 새벽 4시50분 도박 현장인 이 빌라 3층 세대를 덮쳤다.

그러나 이 단속은 신속하고 치밀한 작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초인종을 누르고 안에서 문을 열어줄 때까지 5분을 기다렸다. 빌라 안에서 도박을 하던 불법체류 외국인 A(여·29) 씨와 B(45) 씨는 문이 열렸을 때 이미 도주하려고 창밖으로 뛰어내린 상태였다. A 씨는 뛰어내리다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B 씨는 다리뼈가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른 불법체류 외국인 2명은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다가 경찰에 구조됐다. 그런데 단속현장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도망쳤다.

도박 단속을 할 때 경찰 매뉴얼은 도박에 참여했던 사람이 도주할 때를 대비해 에어매트를 설치하도록 한다. 또 119 구조대의 협조를 얻고, 사전에 도주로도 확인하도록 규정한다. 경찰이 추락, 도주 등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고 단속을 벌여 인명피해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박하는 사람이 40여 명이라는 신고를 받고도 5명만 출동한 점도 안이한 대처라는 지적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도박을 하던 사람은 총 18명이었다. 1명은 한국인, 8명은 귀화한 베트남인, 5명은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한 베트남인이었고, 나머지는 불법체류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급하게 출동하는 바람에 매뉴얼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대처가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CCTV 분석 등을 통해 달아난 불법체류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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