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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원 모집 위법성 논란…극단적 선택까지 불렀다

구청에 신고 않고 예비 조합원 모집, 분담금도 불투명 집행… 경찰 수사 착수
이승륜 기자 | 2019.08.25 20:42
- 탈퇴 조합원 환불 못 받자 목숨 끊기도
- 대검찰청 탄원·항의집회 등 파장 확산
- 해운대구, 정부에 감사규정 신설 건의

부산 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법을 위반해 예비 조합원을 모으고 납입 분담금을 불투명하게 집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탈퇴한 한 예비 조합원은 분담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극단적 선택까지 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되자 담당 구는 제도 개선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해운대경찰서는 구에 신고하지 않고 예비 조합원을 모집한 혐의(주택법 위반)를 적용해 A지역주택조합 추진위를 상대로 수사를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2017년 6월 3일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지역주택조합 추진위는 예비 조합원을 모집하기 전 구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최근 해운대구에 “A지역주택조합 추진위가 주택법을 따르지 않고 예비 조합원을 모집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에 해운대구는 추진위와 예비 조합원을 상대로 조사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비슷한 시기 한 예비 조합원은 다른 예비 조합원들의 추진위 가입 계약서 사본을 첨부해 추진위를 주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대표자를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추진위에 탈퇴 신청을 한 일부 예비 조합원은 납입 분담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한 예비 조합원은 추진위에서 탈퇴한 후 분담금 환불이 지연되자 고통을 겪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유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다 추진위 소유 일부 토지가 공매 처분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비 조합원들은 분담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추진위가 적극적으로 정보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며 추진위원장을 고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예비 조합원들은 관련 탄원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한 데 이어 지난 23일 추진위 사무실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운대구는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로 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 단계에서 예비 조합원 돈을 함부로 못 쓰도록 감사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며 “추진위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임의단체다 보니 모든 책임을 조합원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A지역주택조합 추진위는 2017년 초부터 조합원 350명가량에게 1억여 원씩 분담금을 받아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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