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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 살인사건’ 담당 경찰 “재심 청구인들 무죄 예상했다”

부산고법 재심 심문서 밝혀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2019.07.18 20:49
- “자백만 받고 직접증거 못 찾아”
- 고문여부엔 “기억 안난다” 반복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경찰 고문·조작 결론을 내면서 재심 절차를 밝게 된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의 당시 담당 경찰이 법정에서 “재심 청구인들은 무죄를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18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인철(58) 장동익(61) 씨의 재심 신청 심문기일에는 1991년 부산 사하경찰서 형사과 소속으로 최 씨 등의 체포 및 조사를 주도한 전직 경찰 A 씨가 증언대에 섰다. 재심 청구인은 A 씨가 1991년 11월 8일 자신들을 사하경찰서와 하단파출소 등에서 물고문 했으며, 괴로워하는 자신을 향해 “자백하려면 손가락을 까딱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한다.

A 씨는 이러한 주장에 관해 “기억 안 난다”고 일관하면서도 “두 사람이 법원에서는 무죄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자백 외에는 범행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었다는 이유다. 그는 “살인사건의 증거능력은 엄중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이 사건은 정황만 있었다”며 “당시 취재하던 기자에게도 2·3심에 가서는 무죄를 받아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두 사람이 검찰에서는 부인하리라 예상했던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A 씨는 “검찰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있지만, 경찰에서의 자백은 증거능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이 “검찰에서 범행을 부인할 것으로 생각했냐”고 묻자 “직접 증거가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며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경찰에서의 자백이 증거능력 없다고 하더라도, 현장검증까지 한 담당 수사관 입장에서 피고인인 자백했음에도 무죄 판결을 예상했다니 이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 씨 등은 1990년 사상구 낙동강 갈대숲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되자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했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이 경찰의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결론 내렸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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