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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미술관 외벽 ‘와르르’…미화원 작업중 숨져

지은 지 26년 된 노후 건물서 외관 접착된 벽돌 대거 떨어져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2019.05.21 19:41

  
- 정밀안전진단 대상서 제외돼
- 작년 육안으로만 마감재 점검
- 같은 공법 건물 2곳 사고 우려

부산대학교 내 낡은 건물 외벽에 부착된 벽돌 수백 개가 한꺼번에 떨어져 60대 환경미화원이 숨졌다. 이 건물은 그동안 한 차례 ‘육안 점검’만 받은 것으로 확인돼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교내 다른 건물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오후 외벽 벽돌 수백 개가 떨어져 환경미화원 1명이 숨진 부산대 동보미술관 건물 앞에서 경찰과 구조대원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21일 오후 2시5분 부산대 미술관 4층과 5층 외벽에서 벽돌이 굉음과 함께 와르르 쏟아져 내려 건물 아래에 있던 환경미화원 A(68) 씨가 벽돌 더미에 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쓰레기를 버리려고 이동하던 A 씨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미처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미술관에서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모두 대피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부산대 대동제도 취소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점검 결과 건물 외벽은 사고 이후 폭탄을 맞은 듯 벽돌 두께만큼 벌어져 추가 탈락 우려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미술관 건물 외벽에서 벽돌이 대거 떨어진 원인으로는 ‘외벽 마감 공법’이 꼽혔다.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1993년 9월 18일 준공된 낡은 건물이다. 외벽은 벽돌 여러 개를 하나의 판에 붙여 외관에 접착시키는 방식으로 마감됐다. 외관의 치장에 중점을 둔 공법이다. 이 공법으로 지은 건물은 수분이 스며들면 벽돌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다 외벽에서 탈락할 위험이 있다.

사고가 난 미술관은 지난해 6~12월 진행된 정밀 점검에서 B등급을 받았다. 상태가 양호하며, 외벽 벽돌 탈락의 전조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정밀 점검’은 건물 구조 안전성을 파악하는 ‘정밀 안전진단’과 달리 육안으로만 문제점을 찾는 데 그친다. 부산대 관계자는 “육안 점검으로 외벽 마감재의 상태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준공된 지 10년이 지난 건물은 정밀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지만, 학교 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2014년 교육부는 지은 지 40년이 넘은 학교 시설을 정밀 점검하라고 지시했고, 부산대는 이보다 기준을 강화해 30년이 넘은 건물 중 정밀 점검에서 C등급 이하를 받은 건물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한다. 그러나 미술관은 준공된 지 26년이 지나 육안 검사만 한 차례 받았을 뿐이다.

부산대에 미술관과 같은 방식으로 외관을 마감한 건물은 2곳이 더 있다. 1992년 세워진 9공학관과 1986년 건립된 제2사범관이다. 지난해 점검에서 이 건물들은 각각 C, B등급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대 교수는 “벽돌 마감 공법은 30년 정도 지나면 벽돌 수명이 다했다고 봐야 한다”며 추가 사고 위험을 우려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에 미술관 외벽 탈락 원인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하고, 학교 관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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