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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된 가로수 해송, 벌목대신 새 둥지로

해운대해변로 차량통행 방해…구, 후박·먼나무로 수종변경 결정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2019.04.08 19:58
- 해송 203그루 도시공사에 제공
- 일광택지지구 군락지로 이식
- ‘일석이조’ 수목 행정 사례 눈길

부산 해운대구와 부산도시공사 간 ‘일석이조’ 수목 행정이 눈길을 끈다.
부산 해운대구 해변로에 심겨있던 해송이 기장군 일광택지지구에 옮겨 심기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해운대구는 지난 2월부터 오는 6월까지 해운대해변로 일대에서 가로수 수종 갱신 및 숲길 조성 사업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해운대해변로는 우동항 삼거리에서 동백섬 사거리까지 차도와 보행로가 이어진 구간으로, 이 구간에 해송이 가로수로 심겼다. 하지만 나뭇가지가 차량에 부딪혀 부러지는 경우가 많고, 부러진 가지는 회복이 잘되지 않아 가로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구는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곳에 해송 대신 후박나무와 먼나무를 심기로 하고 해송 203그루를 뽑았다.

뽑은 해송을 처리할 방안을 찾던 해운대구는 부산도시공사에 제공해 기장군 일광택지지구에 심도록 했다. 해변로 일대는 지반 등 여건이 해송의 생육에 적절하지 않지만 일광택지지구에는 해송이 별도의 공간에서 군락 형태로 심어져 주변 차량과 부딪힐 염려가 없고, 미관상으로 좋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상 수종 변경을 위해 뽑힌 가로수는 구에서 자체적으로 다른 곳에 이식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고 이식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해변로에서 뽑힌 해송이 일광택지지구에 심어지면서 해운대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도시공사 입장에서는 별도의 조경수를 구매하지 않고도 200그루가 넘는 해송을 얻을 수 있어 양측이 ‘윈-윈’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에서 훼손돼 뽑힌 나무를 다른 지역에 심는 것은 나무가 이식된 지역의 경관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 관계자는 “식생 환경이 더 좋은 곳에서 수목이 자랄 수 있도록 조처한 것”이라며 “해송 이식에 따라 해변로는 더 적합한 가로수를 얻고, 도시공사와 기장군은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변로에서 뽑힌 해송은 일광택지지구 내 해송 군락지에 이식됐으며, 해운대구는 이달 중으로 해변로에 심을 나무를 선정하는 작업을 거쳐 다음 달께 식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해변로에 심을 수종을 정하는 주민공청회에서 벚나무를 심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구는 벚나무가 해변의 염분에 약하다는 전문가 판단에 따라 식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수종 개선 작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은 나무의 생장 환경이었다”면서 “오는 6월부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은 후박나무와 먼나무가 만드는 그늘에서 해변로를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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