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을 합칠 땐 정치적 위상 추락

울산에 불어닥친 주력산업 불황 여파를 가장 크게 맞은 남구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해 현재 갑을로 나눠진 국회의원 선거구가 통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선거구가 줄면 지역의 정치적 위상이 떨어지고, 발전도 더뎌질 것으로 보여 지역의 우려가 크다.

18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남구 인구는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33만403명이다. 이는 최근 10여 년 사이 최저치다. 남구의 인구는 2000년대 이후 줄곧 34만~35만 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울산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2016년부터 크게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1월 33만5094명으로 떨어졌고, 올해 더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상반기 중에 인구가 32만 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게다가 저출산 기조가 여전하고 이렇다 할 인구유입 요인도 없는 상황이어서 수년 내 인구 30만 명 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2004년 총선 때부터 갑을로 나눠진 국회의원 선거구가 하나로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팽배하다. 국회 의원 선거구 분리 기준은 인구 28만 명이다.언제 인구가 이 기준 이하로 떨어질지 모르는 데다 최근 정치권이 국회의원 의석수를 줄이는 내용의 선거구제 개편을 추진 중이어서 우려가 증폭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현재 253석인 국회의원 선거구를 225석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거구 분리 기준을 30만 7041명, 통합 기준을 15만 3405명으로 정할 계획이다. 이 안이 통과되면 인구 15만2470명인 남구 을 선거구는 남구 갑(17만7933명)과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남구 관계자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줄게 되면 지역의 정치적 위상이 그만큼 약화되고, 발전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과 함께 ‘탈남구’ 원인을 분석하고, 인구 확대 정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