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종 중복 3~16층 영업허가 못 받아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복합쇼핑몰인 ‘피에스타’를 인수한 삼정이 주변 지하상가와 상생발전기금 지급 규모를 두고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양측 이견이 커 피에스타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는 지난달 19일부터 삼정과 피에스타 인근 12개 시장과의 상생발전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4000㎡ 이상인 대규모 시장을 개설할 땐 상생협의를 거쳐야 영업허가가 가능하다.

피에스타 인근 12개 중 부전마켓타운 등 10개 시장은 삼정과 협의를 마쳤다. 하지만 피에스타와의 거리가 50ｍ로 가장 가까운 서면몰 부전몰(지하상가)과 협의는 양측이 생각하는 상생기금의 금액 차가 커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면몰 부전몰과 의류 등 업종이 중복되는 피에스타 3~16층의 영업허가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삼정은 서면몰과 부전몰에 상생기금으로 1억800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2016년 증축할 때 서면몰과 부전몰에 지급한 1억5000만 원과 1억3000만 원보다 많다. 그러나 서면·부전몰은 3억20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서면몰 상인회 관계자는 “롯데가 지급한 상생기금은 적었던 면이 있다. 서면몰은 지하상가라 공기가 탁하기 때문에 300개 점포마다 개별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려고 그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합의한 10개 시장 중 한 시장의 관계자는 “서면·부전몰 거리가 피에스타와 가장 가까워 우리보다 더 많은 기금을 받는 것은 괜찮지만, 롯데백화점 증축 때보다 더 많이 주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시장 간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상생기금 합의 문제가 꼬이면서 삼정은 피에스타 오픈 계획을 오는 5월로 미뤘다. 삼정 관계자는 “12년 동안 방치된 상권을 살리려고 중소기업인 우리가 나섰는데, 대기업 수준의 상생기금을 달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합의를 원만하게 진행하고 차질 없이 개장하겠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