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위 거래자료로 회사자금 횡령

- 감만부두공용관리소장도 기소

부산 항만에서 특정 용역업체에 노무 독점권을 보장하는 대가로 수년간 억대 금품을 받은 부산항터미널 운영사 전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항운노조 집행부가 깊숙이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박승대 부장검사)는 18일 ㈜부산항터미널(BPT) 전 대표 C 씨와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전 대표 Y 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감만부두공용관리 관리소장 H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C 씨와 윤 씨는 부산항터미널 운영사 대표로 있으면서 일용직 공급업체 대표인 A 씨로부터 독점적 인력 공급권을 주는 대가로 각각 3억7000만 원, 1억6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Y 씨는 A 씨가 운영하는 신선대·감만부두 철송장 부지를 월 5000만~5300만 원에 이용해주는 대가로 4회에 걸쳐 96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부산항만물류협회장이기도 했던 C 씨는 항운노조와 일용직 근로자 임금협상을 할 때 유리한 조건으로 체결해 달라는 청탁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H 씨는 가공 세금계산서 등 허위 거래 자료를 만든 뒤 돈을 다시 돌려받거나 본인 계좌로 직접 이체하는 방법으로 회사 자금 10억 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항운노조원 전환 배치 비리 정황을 수사하는 검찰은 2012~2018년 대상자 400명 가운데 현재까지 60여 명이 노조 간부에게 청탁해 불법 취업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