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재판 동참 97명만 지급 계획
- 나머지 140여 명은 제외돼 논란

경남 진주시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한 공무직(무기 계약직) 직원에게만 체불임금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인다. 소송을 하지 않은 직원들은 “법원 판결은 모든 공무직에 동일하게 적용되는데도 시가 외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진주시와 직원들에 따르면 시에서 환경미화, 주차관리, 사무보조 등에 종사하는 공무직 97명은 2014년 10월 진주시를 상대로 수년 동안 “기본급과 일부 수당만 포함된 통상임금을 기초로 지급받은 시간외수당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직원들은 1·2심에서 잇따라 승소했고, 최근 대법원도 “상여금 중 명절휴가비를 제외한 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2001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15%의 이자와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소송에 나섰던 직원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는 이들 97명의 직원에게 오는 20일까지 신분증과 도장을 지참해 행정과 후생복지팀으로 와 개인별 지급금액을 확인하고 수령하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1인당 평균 500만 원, 최고 1400여만 원의 미지급 임금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전체 공무직 237명 중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140명은 미지급 임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온 만큼 직무와 임금 체계가 같아 나머지 직원도 미지급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데도 시가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무직 직원 A 씨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직원들 대부분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고 시에서 시키는 대로 일만 해 왔다. 대법원 판결로 자치단체가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주지 않고, 직원을 차등 대우하는 조치는 직원 사기를 철저하게 떨어뜨린다. 직원들과 연대해 소송에 나서겠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2심 판결이 난 후 올해 예산에 미지급 공무직 임금으로 6억 원을 배정했다. 이 돈으로 전체 공무직 직원들에게 줄 수 없다. 도내 다른 시·군도 소송에 참여한 공무직 직원들에게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일은 경남 도내 다른 시·군의 공무직들이 비슷한 실정이어서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창원시는 700여 명, 사천시는 185명의 공무직 직원이 근무하는 등 도내 자치단체에 규모에 따라 공무직들이 환경미화 주차 사무보조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