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에 개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대표 출신의 전직 축구 선수 장학영(37) 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부산지법 형사4부(서재국 부장판사)는 14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기소된 장 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은 지인으로부터 거액의 피해를 입고 이혼한 부인과 자녀의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며 “승부조작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유사 사건의 양형을 살펴봤을 때 원심은 무겁다고 판단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선고하기 전 장 씨가 도박에 빠져있었다는 한 언론사 보도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지만, 장 씨는 사기를 당해 범행 유혹을 느꼈을 뿐 도박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강하게 부인했다.

장 씨는 지난해 9월 부산 중구에 있는 한 호텔에서 후배 축구선수인 이한샘(29) 씨에게 현금 5000만 원을 보여주며 “내일 경기에서 전반전 25분에 파울을 해 퇴장 당하면 돈을 주겠다”고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이 씨는 K리그2(2부 리그) 아산 무궁화 소속으로 장 씨로부터 제안을 받은 다음 날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장 씨는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이 씨가 곧장 경찰에 신고하면서 긴급체포됐다. 한편 장 씨는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을 제안했다가 적발되면서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