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법 “1500만원 지급” 판결

부마민주항쟁 당시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불법 연행돼 억울하게 옥살이한 60대 남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26단독(이상완 판사)은 22일 부마항쟁 관련자인 송두한(65)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는 송 씨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원고가 이 사건 때문에 입사가 예정된 직장에 근무할 수 없었고,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오랜 기간 겪었을 정신적 고통 등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1500만 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송 씨는 1979년 10월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지인과 함께 자신의 취업을 축하하는 저녁 모임을 하고 귀가하던 중 당한 불심검문에서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연행됐다. 

이후 송 씨는 그해 10월 17일 옛 미화당백화점 또는 동주여상에서 일어난 부마항쟁 관련 집회·시위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참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송 씨가 동주여상 앞을 지나가다가 돌을 던졌다”며 혐의를 날조했다.

즉결심판에 회부된 송 씨는 구류 7일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회사 채용도 취소됐다.

이에 송 씨는 지난해 6월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바로 국가를 상대로 4687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30년 넘게 전과자라는 누명을 썼던 송 씨는 2015년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로부터 관련자로 인정받으면서 2017년 9월 재심을 청구했다.

송 씨는 이번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많이 억울하지만 뒤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했고 배상을 받게 된 만큼 재판부의 판단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