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병설 337곳은 설치율 ‘0%’

부산지역 공립유치원의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5%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유치원 공공성 확대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 수를 늘리는 데 속도를 내지만, 정작 안전 대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현재 지역 공립유치원 101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5곳뿐이라고 17일 밝혔다. 특히 2004년 이전에는 단설과 병설유치원 모두 ‘교육연구 시설’이었지만, 그 이후로 단설은 ‘노유자 시설’로 분류돼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도 부산의 단설유치원 중 서부교육지원청의 1곳, 북부교육지원청의 7곳에는 아직도 스프링클러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이 밖에 교육지원청별 담당 단설유치원 역시 남부는 3곳 중 1곳, 해운대는 7곳 중 1곳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6월 소방시설법이 개정돼 단설 외 병설유치원도 교육연구 시설에서 노유자 시설로 변경되는 등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이 강화됐다. 노유자 시설은 바닥면적에 따라 600㎡ 이상은 스프링클러, 300㎡ 이상 600㎡ 미만은 간이 스프링클러를 내년까지 모두 설치해야 한다. 병설유치원은 그동안 별도 건물이 아니라 학교 건물 안에 있는 교육연구 시설로 분류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었다.부산의 공립유치원은 단설이 20곳, 병설이 81곳이다. 단설 20곳 중 2004년 이후 아직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은 16곳은 법 개정과 관계없이 당연히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병설은 바뀐 법에 따라 31곳은 스프링클러, 35곳은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교육지원청별로 살펴보면 서부 14곳, 남부 16곳, 북부 23곳, 동래 13곳, 해운대 16곳의 단설·병설유치원이 추가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다. 하지만 올해 예산을 편성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을 세운 단설·병설유치원은 서부 6곳, 남부 7곳, 북부 4곳, 동래 2곳, 해운대 4곳에 그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예산 42억 원을 투입해 단설 5곳, 병설 18곳 등 모두 23곳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남은 59곳은 법정 설치 기한인 2020년 말까지는 예산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뿐 아니라 경남지역 역시 병설유치원 337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남도의회는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경남도교육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