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 혐오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
- 포럼 통해 객관적 정보·접점 제시

2016년 창립된 국제다문화연구소의 이병수(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 교수·사진) 소장은 20년 넘게 난민·이주민 등 외국인을 보살피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 자신이 1980년대 대만인 아내와 결혼하며 ‘다문화 가정’을 이뤘고, 미국 유학 시절 ‘다인종 국가’ 미국 사회가 타국 출신 국민을 어떻게 배려해 사회 구성원으로 안착시키는지 경험했다. 귀국 후 대학교수로 일하며 외국인의 통역과 송금을 돕고 체불임금 문제에 함께 맞섰다.

그는 “우리 사회엔 ‘단일 민족’을 고집하는 좁은 시야가 여전하다. 정확한 정보 없이도 편견과 오해로 난민·이주민을 혐오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고신대병원과 연계해 2010년부터 김해 동상동 일대에서 외국인 대상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김해지역의 변화상을 지켜봤다. 그는 “학교는 외국인 2세를 보듬었고,시장은 수요 논리에 따라 외국인과 적극적으로 부대끼고 있다. 이는 그간 서로 모르던 양측이 교류하는 과정이다. 이 네트워크가 잘 다듬어지면 융합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해 합성초 외국인 학급 ‘가온누리’ 아이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신대병원 환아들을 대상으로 공연과 선물 증정식을 통해 고마움을 표했다.

김해 합성초 외국인 학생들이 지난달 24일 고신대병원을 찾아 난치병 환아를 위한 크리스마스 공연을 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이 소장은 “OECD 가입국의 난민 인정률은 29% 수준인데, 한국은 3.5%로 37개국 중 35위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들에 배타적이다”고 진단했다. 그가 몸담은 연구소는 난민·이주민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고 연구소 창립 후 2년간 관련 포럼을 7차례 진행했다. 부산, 서울을 비롯해 이 소장과 인식을 같이하는 전국의 대학 교수·연구자 등 670명이 관련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포럼에 힘을 보탰다. 연구소는 올봄에도 포럼을 계획하고 있다.

이 소장은 “난민 혐오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만큼 이번 포럼은 ‘혐오를 넘어 환대로’를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막연한 경계심을 늦추고, 이들이 처한 객관적 상황을 알려 우리 사회와의 접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